익산 양돈농가 “돼지 생사여부 확인, 하루 일과가 됐어요”
익산 양돈농가 “돼지 생사여부 확인, 하루 일과가 됐어요”
  • 익산=김현주 기자
  • 승인 2019.09.2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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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사육 농가들이 뜬눈으로 밤을 지새며 방역에 사투
돼지열병이 경기도 일대에 확산되면서 충남과 경계를 두고 있는 익산시가 비상에 걸린 가운데 익산 왕궁 축산단지는 각 마을 입구에 거점소독초소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김현주 기자

“어이! 이 사장! 돼지 안 죽었어?” “어, 괜찮여. 아직은 안 죽었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우리 지역으로 확산될까, 매일 뜬눈으로 밤을 지샙니다. 실시간 돼지 생사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이젠 하루 일과입니다.”

30년 동안 익산시 왕궁면 학호 마을에서 돼지를 사육하고 있는 이광식씨가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이 경기도 파주와 연천, 강화군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혹여 전북과 익산지역에 확산될까 한숨을 토하며 농가들은 돼지 생사여부를 묻는 것이 일상화됐다.

왕궁 금오농장에서 돼지 5천여두를 사육하고 있는 이금용씨는 “돼지열병이 익산으로 확산되면 인근 마을은 물론 전북 도내가 쑥대밭 된다”며 “우리 축산 농가들이 개별적으로 방역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 나서서 방역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토로했다.

돼지열병이 경기도 일대에 창궐하면서 전북 도내를 비롯한 익산지역 돼지 사육 농가들이 뜬눈으로 밤을 지새며 방역에 사투를 벌이고 있다.

전북도는 25일 송하진 도지사 주재로 14개 시장·군수와 긴급방역대책회의를 개최하고 시·군 방역상황과 향후 대책을 점검했다.

전북도는 익산 왕궁 축산단지와 함열 상지원 등 거점소독시설 운영실태를 점검하고 추가로 소독시설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익산시는 송하진 도지사 주재로 열리 대책회의를 중심으로 돼지열병차단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익산지역 현재 돼지 사육농가는 201농가가 210,000여두를 사육하고 있으며, 그 중 왕궁 축산지역인 금오, 신촌, 익산농장과 인근 학호 마을에는 97가구 92,000여두를 사육하고 있어 46.2%를 차지하고 있다.

익산시는 경기도 지역에 돼지열병이 갈수록 번짐으로써 점차 남쪽으로 확산될 것을 우려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국내 최대 돼지 사육지역인 충남과 인접하고 있는 익산시는 돼지열병 차단을 막기 위해 시장과 해당 공무원들이 물샐틈없이 방역차단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는 가축 육가공 공장이 위치한 계문동과, 목천동 농산물도매시장, 충남과 인접한 국도 23호선 용동면 등 3개 거점초소를 24시간 운영하고 있으며, 26일부터는 국도 1호선인 연무-금마간 도로에도 추가로 거점초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익산시는 25일 돼지를 사육하고 있는 각 농가들에게 소독약품과 함께 생석회 10포씩을 공급했다.

아울러, 축협공동방제단 이동식 차량 4대를 왕궁 축산지역에 집중 투입해 실시간 방역하고 있으며, 익산시 자체적으로 노면 살수차를 동원해 1일 5회 농장을 중심으로 지선과 간선, 골목길 등을 살수하고 있다.

또한, 방역을 위해 11억원의 예산을 이미 확보하고 예비비를 추가로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익산시 축산방역 고위 관계자는 “익산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24시간 돼지열병 차단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가축 운반차량은 운행을 전면 중단하고, 사료 반입차량과 축뇨 운반차량 등에 대해서는 철저히 소독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이어, “돼지열병 차단은 행정기관은 물론 돼지 사육농가와 시민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익산=김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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