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연결하기
마음 연결하기
  • 박성욱
  • 승인 2019.09.26 14: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이초 4학년 1반 김현지 학생이 그린 찔레꽃 그림.

▲선물 두 가지

올해 아이들에게 선물 두 가지를 주고 싶다. 하나는 글쓰기 또 하나는 그리기다. 학교에서 아이들은 매일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것 같다. 그런데 글쓰기와 그리기가 무슨 선물이 된다는 말인가? 선물에는 마음과 정성을 가득 담는다. 그리고 소중한 사람에게 댓가를 바라지 않고 준다. 마음과 정성을 담지 않은 선물은 가볍고 댓가를 바라는 선물은 순수하지 못하다. 스마트폰이 이미 각자 개인들 일상생활을 장악하고 있는 요즘. 아이들은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유튜브 영상에 빠져있고 서로 돌려본다. 좋아하는 연애인 기사들을 읽고 서로 정보를 나눈다. 케이블TV, IPTV가 거의 대부분 집에 설치되면서 보고 싶은 것 시간 나는 대로 마음껏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면 안타깝게 주변 자연과 사람들을 자세히 보면서 어디가 예쁜가를 알고 오래 보면서 사랑스러움을 알아가는 방법을 점점 잊어버리고 있다. 아이들이 쓰는 글들에는 단순히 일어난 일들이 나열되고 딱딱한 정보가 많다. 그림도 쫄라맨처럼 그리면 안 되냐고 조른다. 단순하고 빠르게 그린다. 자연스럽지 않은 선, 면, 색들이 도화지를 채운다.

그래서 결심했다. 자세히 보고 오래 보고 마음으로 담고 사랑으로 표현하는 글쓰기, 그리기 방법을 제대로 가르쳐 주기로…….

 

▲경험을 연결하다

자연에 사계절 있듯이 인생에도 사계절이 있다. 따뜻한 봄날처럼 세상이 풀리고 생명이 움트는 시간이 있다. 뜨거운 여름처럼 땀을 흘리며 열정 속에서 꿈을 키워가는 시간이 있다. 풍요로운 가을처럼 그동안 알차게 가꿔온 인생의 열매를 따 먹는 달콤한 시간이 있다. 추운 겨울처럼 잠시 몸을 움츠리며 다음 기다리며 자신을 연단하는 시간이 있다. 아이들도 이 사계절을 온전히 살아간다. 순간순간 흐르는 시간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조금씩 성장한다. 시간과 공간 경험은 연결되어 있다. 나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라 자연, 사람, 사회, IT 기기, 인터넷 등 수없이 많은 것들과 연결되어 있다. 연결이 많아서일까? 아이들은 자기 주위에 아주 가까이 있는 것들과 깊이 있게 연결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것 같다. 어른들 욕심에 학원, 숙제, 참고서, 문제집 등과 연결되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바쁘고 여유가 없고 놀 친구들과 시간 잡기도 힘들다. 사람들과 자연과 관계가 참 어렵다. 그래도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답을 멀리서 찾지 말고 아이들 가까이에서 찾아야 한다. 아이들 바로 옆에 있는 자연, 친구, 가족, 선생님들 등 따뜻한 경험을 가지고 그 경험들이 연결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친구와 찔레꽃

학교에도 친구가 많고 자연에도 친구가 많다. 친구들과는 참 잘 지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집에서도 그렇지만 학교에서도 손이 많이 아이가 있다. 그 아이의 마음을 읽어 주고 바르게 스스로 설 수 있을 때까지는 많은 시간과 애정이 필요하다. 한 아이가 찔레꽃 그림을 그리고 시를 썼다. 처음에는 끊어지고 비틀어진 선으로 뭉겨지는 형태로 스케치를 했다. 스케치 된 빈 공간을 나름 어울리는 색으로 빠르게 삐죽삐죽 튀어나오게 채색을 했다. 바른 자세로 찔레꽃을 자세히 오랫동안 보면서 천천히 정성스럽게 그리기를 연습했다.그리고 찔레꽃 보고 그리면서 느낀 것들을 자신의 경험과 연결해서 시를 쓰게 했다. 찔레꽃, 새하얀 꽃, 가시, 친구, 아픈 마음, 웃음꽃……. 아이의 마음 깊은 곳이 보였다. 아이와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이는 자기 마음속 깊은 곳을 보았다. 그리고 친구와 찔레꽃을 연결 지었다.

 

<찔레꽃>  구이초 4학년 1반 김현지

 친구가 있는 찔레꽃

 찔레꽃은 친구가 있어서

 행복해 보인다.

 

 친구 웃는 모습이 보인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잎 하나 하나가 뾰족하다.

 줄기에 가시도 있다.

 

 마치 자신을 보호하는 것 같다.

 

 꽃만 보고 놀면

 가시에 찔릴 수도 있다.

 

 가시는 아픈 마음이다.

 마음도 함부로 대하면 나도 친구도 다친다.

 

 나도 친구도 마음 다치지 않게 웃음 꽃 피우며 놀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