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주변 선거 활성화의 시작, 온라인 투표
생활 주변 선거 활성화의 시작, 온라인 투표
  • 박민수
  • 승인 2019.09.25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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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인생의 첫 투표는 언제일까? 나의 인생의 첫 투표는 초등학교 학급회장 선거였다. 학급회장 후보로 출마해 어떤 공약을 말해야 할지 참으로 많은 고민을 했던 기억이 있다. 학급회장 선거 날 나의 공약을 발표하고 내 차례가 끝났다는 안도감과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 그리고 친구들 앞에 선 긴장감에 느끼지 못했던 부끄러움이 한꺼번에 몰려온 기억이 난다. 칠판에 후보자의 이름을 적고 바를 정(正)자를 써가며 개표를 할 때의 떨림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우리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런 설렘 가득한 선거를 잊어버리는 듯하다. 얼마 전 신문기사에서 대학교 총학생회장선거 투표율이 기준 투표율을 넘기지 못해 학생회가 무산되었다는 기사와 한 아파트 동대표선거의 투표율이 20%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았다. 우리 생활 주변에서 이루어지는 가장 밀접한 선거이지만 바쁜 현실은 우리를 선거에 무관심하게 만든다. 그 결과 낮은 투표율로 선출된 대표자들의 민주적 정당성 저하로 서로간의 갈등이 생긴다. 또한 구성원들을 위한 복지나 정책에 우리의 의사를 반영하지 못한다. 우리의 무관심으로 인하여 생긴 부정, 비리들을 마주쳤을 때 비로소 우리가 행사하지 못한 한 표에 대한 후회를 하고 만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할 방안으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투표서비스(K-voting)가 떠오르고 있다. 온라인투표서비스란 스마트폰·PC 등을 이용하여 모바일과 웹 환경에서 투·개표를 실시하는 서비스이다. 온라인투표의 장점은 첫째, 선거관리경비절감이다. 공공기관, 공동주택, 학교 등을 대상으로 이용수수료 없이 실제 발생하는 문자 발송비, 본인 인증비 등만 부담하면 저렴하게 온라인투표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둘째, 시간·장소의 제약이 없다. PC, 스마트폰, 일반휴대폰 등 정보통신 기기를 활용한 투표와 정보화 취약계층 등을 위한 현장투표소(PC,수기) 투표 등 다양한 투표방법을 지원하고 있어 바쁜 일상 속 어디서든 손쉽게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셋째, 다양한 방식의 투표를 제공한다. 대표자를 선출하는 방식 이외에도 찬반투표, 선택투표, 점수투표 등 여러 가지 방식을 제공하고 있어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다. 넷째, 후보자별·안건별 통계처리를 제공한다. 투표가 끝나는 즉시 결과를 정확하게 알 수 있고 제공된 통계를 바탕으로 선택된 안건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어 갈등 해결에도 용이하다. 이러한 장점들은 최근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아파트, 대학교 등의 예산, 정책에 대한 투명성을 보장할 수 있고 투표율을 제고를 통해 투표 결과에 대한 대표성·민주성을 높일 수 있다.

  최근 온라인 투표를 이용하는 공공기관, 공동주택,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2018년까지 5년간 5천161건의 선거에 626만명이 이용했으며, 온라인투표를 도입한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접근성과 편리성이 높아짐에 따라 투표율이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온라인 투표가 더욱 활성화 되어 정책결정이나 의견수렴의 과정에 도입 된다면 사회적 갈등해소뿐만 아니라 그동안 참여하지 못했던 구성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면 온라인투표서비스를 이용해 보는 것이 어떨까? 자세한 이용절차 및 방법은 온라인투표시스템 홈페이지(www.kvoting.go.kr)나 구·시·군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생활 주변 선거에 참여하는 문화가 확산되어 서로간의 신뢰를 구축하는 방법, 온라인투표가 시작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민수<정읍시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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