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불청객 은행나무 열매, 인도 마다 지뢰밭
가을철 불청객 은행나무 열매, 인도 마다 지뢰밭
  • 김선찬 기자
  • 승인 2019.09.23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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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전주 시내 곳곳에 가로수로 자리잡고 있는 은행나무들의 열매가 떨어져 내리면서 악취를 풍기고 있어 도심의 미관을 해치고 있다./김얼 기자
전북도민일보 DB.

 “인도에 떨어져 깨진 은행나무 열매에서 나는 역겨운 냄새로 인해 길을 걷기가 매우 불쾌합니다”

 해마다 가을철만 되면 가로수로 심어진 은행나무의 열매들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어 근복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로변 은행나무에서 떨어진 열매가 보행자에 밟혀 깨진 뒤 발산하는 악취도 문제지만 이를 피하려다 자칫 안전 사고로 이어질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23일 전주천과 태평동 일대 인도와 차도 바닥에는 으깨지고 부서진 은행나무 열매들이 여기저기 흐터져 있었다.

 역겨운 냄새 때문에 보행자들은 코를 막거나 은행나무 열매를 피해 차도로 걷는 경우도 종종 눈에 띄었다.

 시민 박모(35)씨는 “출근길에 실수로 은행나무 열매 찌꺼기를 밟기라도 하면 하루종일 불쾌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며 “인도에 떨어진 은행나무 열매를 피하려다 어쩔수 없이 차도로 지나가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많은 통행이 이뤄지는 전라감영로.

 이 곳에도 은행나무에는 금방이라도 떨어질듯한 열매들이 주렁주렁 열려있었다.

 인근에서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32·여)씨는 “가을철만 되면 은행 열매를 밟고 온 손님들로 인해 매장에 역겨운 냄새가 진동을 하게 된다”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가로수 수종을 바꾸거나 열매가 열리지 않는 수나무로 교체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광주, 대구, 울산시 등 일부 타지역에서는 은행나무 열매 특유의 냄새로 인한 민원을 차단하기 위해 은행나무 가로수 열매를 미리 채취하거나 열매를 맺는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할 것이라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전주시도 “오는 25일부터 10월 11일까지 충경로, 팔달로, 백제대로 등 24개 주요 노선에 심어진 은행나무 가로수 열매를 채취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전주시 관계자는 “안전 사고 위험을 예방하고자 새벽 또는 야간에 도로를 나가서 열매 채취를 하지 않도록 각별한 유의가 요구된다”면서 “주민 안전사고 사전 예방과 낙과로 떨어진 열매로 인한 주민 불편이 없도록 도심 내 가로수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전주 시내 가로수 6만3000여 그루 중 은행나무 가로수는 열매를 맺는 암나무 4000여 그루를 포함해 총 1만2000여 그루가 심어져 있다.

김선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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