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먹어도 괜찮은 거죠?’ 식당가·정육점 ‘전전긍긍’
‘돼지고기 먹어도 괜찮은 거죠?’ 식당가·정육점 ‘전전긍긍’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9.09.1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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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에서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자  17일 완주군 소양면 한 양돈농가에서는  철저히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신상기 기자
경기 파주에서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자 지난 17일 완주군 소양면 한 양돈농가에서는 철저히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전북도민일보 DB.

 돼지 흑사병이라고 불리는 ‘아프라카돼지 열병(ASF)’이 경기도 파주에 이어 연천군의 한 양돈농가에서도 발병한 가운데 전북지역 식당가와 정육점 등 돼지고기 관련 업계도 좌불안석이다.

 아프리카 돼지 열상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음식점들은 가격을 올리게 되면 손님들이 줄어들까봐 걱정이 태산이다.

 여기에 돼지 열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사람에게는 감염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자칫 돼지고기 자체를 꺼리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도 전혀 배제할 수 없어 돼지고기 관련 업계는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전주시 다가동에서 돼지고기 식당을 운영하는 윤모(32)씨는 이번 돼지 열병 사태가 장기화되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는 “아프리카돼지 열병(ASF) 발병이 이후 몇몇 손님은 돼지고기를 먹어도 안전하냐며 찜찜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면서 “발병한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는데 혹여나 손님들이 돼지고기 자체를 꺼릴까 봐 걱정이 된다”고 하소연했다.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닌 아프리카돼지 열병 특성상 돼지고기를 먹어도 인체에 해가 없지만, 근거 없는 유언비어 등으로 돼지고기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한다는 것이다.

 윤씨는 이어 “지금은 비축된 돼지고기로 손님을 맞이해 평소 가격대로 받아 왔지만 향후 돼지고기 값이 더 오른다면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다”면서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줄어들까봐 걱정이 크고 그저 이번 사태가 조속히 끝나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이번 돼지 열병 사태로 불안에 떠는 식당가는 윤씨 뿐만이 아니었다.

 다가동 객리단길에서 돈가스 전문점을 운영하는 박모(29)씨는 “돼지고기 경매가가 하루 만에 20% 넘게 급등했지만 그렇다고 음식 가격을 하루 아침에 올릴 수도 없다”면서 “돈가스 특성상 냉동육도 쓸 수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돼지고기는 김치찌개, 족발, 돈가스 등 서민들이 즐겨찾는 각종 음식에 들어가다 보니 여러 식당가는 갑작스런 아프리카 돼지 열병 발병 소식에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태다.

 정육점은 돼지 열병 사태로 이미 타격을 입고 있었다. 중앙시장에서 정육점을 하는 박모(56)씨는 “돼지고기를 가져오는 가격도 1㎏당 30% 넘게 올랐다”면서 “몇몇 특수부위는 이보다 더 올랐고 현재는 수입산 냉동육이 아니면 돼지고기를 구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박씨는 “지금 당장 손님이 줄지 않았지만 돼지고기 물량 자체를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면서 “주변 정육점들도 이번 사태가 장기화 되는 건 아닌지 걱정뿐이다”고 덧붙였다.

 실제 19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돼지 열병 발생 직전인 16일 돼지고기 1kg당 4천558원이었던 경매가는 직후인 17일 5천975원으로 올랐다. 하루만에 1천418(24%)원이 오른 셈이다.

 이와 관련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 열병으로 인해 소비자의 불안으로 인한 소비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다”면서 “아프리카돼지 열병은 인체감염이 없어서 사람에게는 무해하며, 유통 전 모든 돼지고기를 도축장에서 철저히 검사해 안전한 돼지고기만 시중에 공급하므로 안심하고 소비해달라”고 당부했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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