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관찰하고 생각해보는 습관 갖기
자세히 관찰하고 생각해보는 습관 갖기
  • 이길남
  • 승인 2019.09.19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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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쓰기에 도전하자

  “톡-” 튕겨보고 싶은/ “죽-” 그어보고 싶은/ “와-” 외쳐보고 싶은/ “풍~덩” 뛰어들고 싶은/ 그러나 머언, 먼 가을 하늘.// 전북의 윤이현 시인의 ‘가을 하늘’이라는 동시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많은 아이들이 알고 있고 가을이면 특히 애송되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바람이 서늘하다고 느끼는 요즘, 하늘은 그야말로 푸른 창공이다. 구름 한 점 없이 새파란 하늘을 한참을 바라보고 있자면 머리도 맑아지는 느낌이다.

  들판에는 벼가 어느새 고개 숙인 지 오래고 가로수 잎들도 마냥 싱그러운 초록이더니 이젠 색이 달라지고 있다. 하늘은 높고 바람도 시원한 가을이 되니 좋은 시 한 편 읊어보고 싶기도 하고 나무그늘에 우두커니 앉아 사색에 잠기고도 싶어진다.

  들판의 곡식들을 닮은 아이들은 키도 많이 자라고 알고 싶은 것도 많다. 아이들에게는 학교생활하면서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볼 수 있는 친구들이 있고 선생님이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가끔씩 아이들이 말을 걸어와 대화를 이어가다보면 사람이 말을 하고 글을 쓸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말과 글을 통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 생각했던 것들을 표현해내는 일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최상의 능력이다.

  특히 동시처럼 자신의 감성을 표현해내는 활동은 창의성, 상상력을 키워나갈 수 있기에 좋은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아이들이 ‘동시를 어떻게 쓰는 것인가요?’라는 질문을 가끔 한다.

  동시를 잘 쓰기 위해서는 먼저 자세히 관찰하고 생각해보는 습관을 들이도록 해보면 좋다. 그저 생각없이 무심코 지나가는 것들이라도 어느 한 순간에 마음에 와닿는 때가 있을 수 있다. 늘 보며 다녔던 길가에 핀 풀꽃을 예를 들면, 어느 날 그 풀꽃에 어떤 풀벌레가 앉아 있거나 이슬방울이 맺혀있는 것을 본 순간 너무 예쁘거나 감동이 일어났다면 가슴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이나 ‘번쩍’하고 떠오르는 생각을 잘 적어보고 여러 번 읽어보면서 매끄럽게 다듬어 완성해보는 연습을 해보는 것이다. 동시를 쓸 때에는 어디선가 읽었던 다른 사람의 글을 떠올릴 것이 아니라 내가 본 그 순간의 생각, 느낌, 나만의 감동을 잘 표현하는 데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내가 보고 느낀대로 쓰는 것이기에 큰 부담감없이 쓸 수 있는 것이다.

  풀잎에 맺힌 이슬/ 꽃잎에 맺힌 이슬// 방울방울 이슬들은 쌍둘이들// 앞을 보고 뒤를 봐도 틀림없는// 우리 할머니 진주 목걸이처럼 서로 닮은// 꽃잎에 앉은 이슬/ 풀잎에 앉은 이슬// 『띵까띵까』동시집(이길남 글.그림)에 실은 ‘이슬’이라는 동시이다.

  쌍둥이처럼 똑같이 닮은 이슬방울을 보면서 돌아가신 할머니의 진주목걸이가 생각나 적어보았던 글이다. 나만의 경험이 담겨있기에 이 동시를 읽으면 당시의 감정으로 돌아가 추억 속에 잠겨볼 수도 있다.

  선선한 가을바람에 들판에는 갈대들이 피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 야트막한 산들이 이어진 정겨운 우리의 산에 하얗게 갈대가 바람에 흔들리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벌써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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