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막히도록 아픈 우리의 상처, 4명의 목소리로 말하다
숨막히도록 아픈 우리의 상처, 4명의 목소리로 말하다
  • 이휘빈 기자
  • 승인 2019.09.1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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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은 막히고, 가빠오고, 막혔고, 돌렸다. 숨비의 환생(청어·1만3000원)은 한국의 아픈 사건들을 겪은 이들의 사연들이다. 이 사연들을 마주하는 이들은 외면과 내면에 상처를 갖고 살아가고, 이들을 직접적으로 몰아넣은 사건은 여전히 커서 잊히지 않는다.

 작가 노령은 “이 소설을 쓰던 때에 회자되던 말이 ‘이것이 나라냐’였다. 지금까지 국가가 국민을 어떻게 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라고 작가의 말에서 밝혔다. 국가는 국민들을 배신한 후 사건의 당사자들을 재수없는 소수로 몰아넣으며 당위성을 근거하지만, 이 당위성마저도 모호해지는 순간들을 작가는 포착하려 했다.

 1부에서는 제주 4·3 사건을 겪은 제주 토박이 할머니가 자신의 과거와 세월호로 잃은 손녀를 반추한다. 2부는 가습기 살균제 사고로 병을 앓는 엄마를 간호하는 소녀가 병실의 사람들을 바라본다. 3부는 국민을 도구로 보는 권력가의 아들이 현실을 마주보고 방황하는 모습을 그린다. 4부는 세월호 사고로 딸을 잃은 부모가 세월호 인양식까지의 시간을 담았다.

 소설 속에서 이들은 직간접적으로 사고로 얽혀 있다. 사고가 중첩될수록 국가의 배신감은 여전하다. 많은 주변인물들은 국가를 믿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국가를 믿은 자들의 숨은 자주 막히고, 가빠온다. 그래서 네 명의 인물들은 상처를 통해 서로를 믿게 된다.

 작가는 또 “이렇게 깨어 있는 국민만이 건강하고 인간다운 삶이 가능한, 건강한 국가 사회를 이룰 것이라는 희망을 공유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작가의 주제의식은 네 편의 독립된 이야기 어느 부분에나 있다.

 작가 노령(본명 노경자)은 전주대학교를 졸업하고 초등학교서 교편을 잡았다. 2006년 노경찬이라는 필명으로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에 ‘동심원’으로 등단했다. 장편소설 ‘파도타기’, ‘왕조의 운석’. 창작소설집 ‘바람의 눈’, ‘수레국화꽃’, 대하역사소설 ‘혼맥’등이 있으며 2012년 ‘전북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한국소설가협회’, ‘전북소설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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