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가 전국의 가로수가 된 사연
이팝나무가 전국의 가로수가 된 사연
  • 소재현
  • 승인 2019.09.18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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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수목원 [식물별곡] <8>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 정문을 들어서면 30년생 이팝나무가 진입로 양 옆에서 여러분을 반갑게 맞아줄 것이다. 젊고 씩씩한 나이에 걸맞게 꽃도 풍성하게 피우고 있는데, 전주수목원과 이팝나무 사이에 숨겨진 스토리가 참 재미있어 소개한다.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 정문을 들어서면 30년생 이팝나무가 진입로 양 옆에서 여러분을 반갑게 맞아줄 것이다. 젊고 씩씩한 나이에 걸맞게 꽃도 풍성하게 피우고 있는데, 전주수목원과 이팝나무 사이에 숨겨진 스토리가 참 재미있어 소개한다.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 정문을 들어서면 30년생 이팝나무가 진입로 양 옆에서 여러분을 반갑게 맞아줄 것이다. 젊고 씩씩한 나이에 걸맞게 꽃도 풍성하게 피우고 있는데, 전주수목원과 이팝나무 사이에 숨겨진 스토리가 참 재미있어 소개한다.

  1988년 서울올림픽으로 온 국민이 들떠있던 때, 필자가 향토수종을 조경수로 연구하기 위해 후보목을 찾던 차에 진안 마령초등학교에서 이팝나무를 처음 만났다. 암수 총 13그루가 군락을 이루어 하얀 함박눈이 소복이 쌓인 것처럼 탐스럽게 피어있었는데, 황홀한 풍광에 반해 즉시 교장선생님을 졸라 학교 측에 축구공 5개를 기증하고 씨앗 2말을 받아왔다.

  받아온 씨앗을 2년간 발아시켜 싹을 틔웠고, 전주수목원에서 자란 묘목을 전국의 고속도로 곳곳에 심었다. 고속도로에 심은 이팝나무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고속도로 조경수로 심겨진 이팝나무를 보고 각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을 해 유성구와 청계천 등에 가로수로 심어졌고, 오늘날 신도시 아파트에서는 단지내 조경수로 이팝나무를 심는 등 전국으로 널리 퍼져 지금은 우리나라 가로수의 대명사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팝나무 꽃을 자세히 살펴보면 가느다랗게 네 갈래로 나누어지는데 꽃잎 하나하나가 갓지어낸 쌀밥을 떠올리게 한다하여 이밥나무라 했고, 조선왕조때 이(李) 씨가 내리는 밥이라는 뜻으로 ‘이밥’이라고 했다고 한다.

  또한 이팝나무는 ‘입하목(立夏木)’으로 부르는데, 그 이유는 꽃이 피는 시기가 24절기 중에 입하(立夏)무렵에 피기 때문에 ‘입하나무’가 ‘이팝나무’로 변했다는 설도 있다

  우리 조상들은 마을 어귀에 이팝나무를 심어 놓고 이팝나무의 꽃이 풍성하게 피는 해는 풍년이 온 다고 했고 빈약하게 피면 흉년이 온다고 믿었는데 이에는 과학적인 근거가 충분하다.

  풍년이 들기 위해서는 모판 작업(못자리)부터 잘돼야 하는데, 이 못자리 육묘의 성패는 이 시기의 기후 조건에 따라 좌우된다. 요즘에야 농업용수가 충분하여 필요한 시기에 언제든지 물을 쓸 수가 있지만, 천수답이 대부분인 그 시절엔 비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여 이 시기에 비가 충분히 내리고 볍씨가 싹트기 좋은 날씨가 되어야 좋은 모로 성장하여 풍년을 기할 수 있을 것인데, 이팝나무 꽃도 이와 유사한 개화 습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나 이팝나무에 관한 수많은 자료나 책자에 “모내기 무렵에 이팝나무의 꽃이 활짝 피면 풍년, 빈약하게 피면 흉년”이라는 식으로 못자리를 모내기로 잘 못 알고 있는 듯하다.

  실제로 못자리와 모내기는 노력도에 차이는 있으되 적어도 한 달 이상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하기야 비닐하우스에서 모를 기르면 이 시기에 얼마든지 모내기를 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얼마 전에 다녀간 태풍 ‘링링’이 논에는 큰 피해주지 않아 다행이지만, 과수원의 과실이 많이 떨어지고 비닐하우스가 날려 시름이 깊은 농민들의 얼굴을 볼 때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

  그래도 들녘에는 익어가는 벼들이 풍년을 예고하고 있으니 풍성한 가을을 기대해보자.

 

 <한국도로공사 전북본부 소재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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