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케어 클러스터 구축’을 준비하며
‘동물케어 클러스터 구축’을 준비하며
  • 최재용
  • 승인 2019.09.16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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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정부는 국가 신성장동력 3대 주력산업으로 바이오헬스와 시스템반도체, 미래형반도체를 지정하고 연간 4조원을 투입해 육성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는데, 지난 5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그 핵심인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대책’을 발표했다. 다수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부 정책이 매우 실용성이 크고 시대에 맞는 정책이라고 평가하는 듯하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원-헬스(One-Health)’에 주목해야 한다. ‘원 헬스’란 사람과 동물을 포함한 생태계의 건강이 모두 하나라는 의미다. 인간을 감염시킨다고 알려진 1,415종류의 미생물 중 60%는 동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때문에 사람과 동물의 질병은 함께 관리돼야 한다.

 예컨대 구제역·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AI),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국가재난형 질병이 발생하면 사람과는 무관한 것 같지만 먹거리 주재료 중의 하나인 달걀, 육류 등의 식재료 가격이 올라가는 것을 체감하게 되고, 생활비와 직결되며 특히, 조류인플루엔자는 사람과 동물이 함께 전염될 수 있어 동물 질병은 우리 생활과 매우 밀착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지구촌시대에 맞춰 국제교류 발달 및 여행객 증가로 기존에 없던 해외유입 신종질병들이 우리 곁에 다가와 있어 이에 대한 예방과 대책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가 온 것이다.

 이에 우리 도는 최근 동물용의약품산업 육성에 중점을 둔 ‘동물케어 클러스터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그래서 정부의 발표가 반가운 것이다. 사실 동물케어는 사료로부터 완구, 동물용의약품까지 의외로 다양한 영역을 갖고 있다. 그 중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우리 지역이 갖고 있는 축산업의 현황, 연구혁신 능력, 향후 우리 도의 산업구도의 고도화와 경제체질 개선 등의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하여 “동물용의약품”에 중점을 두기로 한 것이다.

 전북은 소, 돼지 사육두수는 전국 4위, 닭, 오리 사육두수는 전국 2위로 사육비중이 크고 특히, 축산업 관련 산업 중 국내 최대 규모의 도축·가공산업이 집약되어 있으나, 좀 더 부가가치가 있는 영역으로 축산업의 구조 고도화가 필요한 것이다. 세계 시장의 변화나 여건도 새로운 변화를 재촉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물약품 세계시장규모는 ‘14년 기준 약 27조원으로 연 5.4% 성장할 경우, ’23년도에는 약 43조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내 시장규모는 ‘15년 기준 총 8,903억원으로 내수 시장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국내 생산 점유율은 하락하고, 수입산은 증가 추세이다.

 또한 국내외 동물용의약품 시장은 고부가가치 축산업과 안전한 먹거리의 선호도 증가로 항생제나 저가사료시장에서 고가의 백신, 사료·사료첨가제, 미생물 제제 등의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미생물 발효, 신규 미생물 분리, 식품첨가제 등에 대해 선진국에 준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이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동물용의약품을 미래전략산업으로 육성이 가능하다.

 특히 전북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전북생물산업진흥원, 전주농생명소재연구원, 농축산용미생물산업화지원센터, 안전성평가연구소(전북흡입안전성연구본부), 한국원자력연구원(첨단방사선연구소),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 등 다양하고 전문화된 농생명 연구시설이 밀집되어 있어 각 기관의 전문성을 살리고 협업을 통해 동물용의약품 중심의 제품개발 R&D 육성 여건이 충분하다. 그래서 바로 이곳 전라북도에 반드시 동물케어를 집중·육성해야 하는 것이다.

 전라북도는 동물케어 클러스터의 첫 단추로 먼저 동물용의약품 효능·안전성 평가센터를 구축하고자 한다. 배경은 이렇다. 동물용의약품을 허가받으려면 그 제품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받아야 한다. 현재 동물약품회사가 신제품 허가를 위해서는 학교, 기업체 등에 의뢰하여 비체계적인 안전성 평가를 받은 후 그 결과를 정부에 제출하고 정부는 이에 대한 서류 심사 및 평가 후 신제품을 허가해 주는 시스템이다.

 동물용의약품 효능·안전성 평가센터가 시급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올해 9월 15일 이후에는 동물용의약품을 허가받기 위해서는 비체계적인 기관의 평가결과는 인정되지 않고 반드시 국가가 고시하는 실험실 조건을 충족하는 인증된 시설에서 실시한 효능과 안전성 평가 결과를 제출해야 하며, 축종별, 기능별 평가 시험도 강화하였다.

 하지만, 국내에는 동물용의약품의 효능과 안전성을 제대로 실험할 수 있는 인프라가 너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에 우리 도에서는 국내에서 개발되는 동물용의약품의 효능과 안전성 평가 실험을 실시하는 신뢰도 높은 전문기관을 만들어, 향후 국제적 수준의 우수실험실(GLP)로 발전시키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동물약품회사들이 제품을 평가받기 위해 전북을 찾아올 것이고 우리는 동물용의약품 산업발전의 기반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전라북도의 삼락농정 농생명산업을 대표하는 “아시아 스마트 농생명 밸리”를 실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

 최재용<전북도 농림수산식품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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