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호 내 수질개선을 위한 여건조성
새만금호 내 수질개선을 위한 여건조성
  • 김현수
  • 승인 2019.09.15 14: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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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인구와 도시화 및 산업화로 인해 물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매년 하늘에서 내리는 비의 양은 큰 변화가 없는데, 물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니 어떻게든 일정량의 빗물을 저장할 수 있는 물그릇을 만들어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하려는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인류는 오래전부터 안정적 물 공급원을 확보하기 위해 강을 막아 인공호를 건설하여 물을 저장하는 형태의 수자원 관리방법을 이용해왔으며, 최근 급격히 증가하는 물 수요로 인해 더 많은 인공호가 조성되고 있다.

 인공호를 이용한 물 이용은 정체된 호수가 주변 유역의 오염물질 유입에 취약하다는 약점이 있고, 실제 생활용수 공급을 위해 조성된 수많은 인공호들이 유역으로부터 유입되는 유기물질과 질소나 인과 같은 영양물질로 인해 부영양화된 경우가 전 세계적으로 수없이 많다. 부영양화된 호수는 여러 환경문제를 일으키고 호수 생태계의 교란을 초래한다. 부영양화로 인한 인공호의 수질 문제는 개발도상국만의 문제가 아니며, 발전한 경제와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선진국들도 인공호의 수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경우가 많고, 수질 개선을 위해 많은 자본과 기술을 투자하고 있다.

 전라북도에도 물 흐름을 막아 조성한 큰 물그릇들이 여럿 있지만,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를 막아 조성한 새만금호는 규모면에서 다른 모든 인공호를 압도한다. 만경, 동진강 유역에서 방출되는 오염물질이 최종적으로 도달하는 정체수역이라는 점에서 새만금호 역시 유역의 오염물질 유입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새만금호 수질에 우려와 문제 제기가 있었으며, 일부에서는 해수유통 외에는 수질개선 방법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새만금호는 정말 해수유통 외에는 수질개선을 할 방법이 없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호수의 수질개선 시도는 호수로 유입되는 물을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유입하천의 수질을 개선하는 상류 수질개선 대책과 호수 내부에서 오염물질을 직접적으로 제거하는 호내 수질대책으로 구성된다. 새만금호의 경우에도 크게 다를 바가 없지만, 그동안 새만금호 수질관련 사업은 대부분 상류수질 대책에만 집중되었고 호내에서는 다양한 수질개선 대책이 시행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대체 왜 새만금호 내부에서는 아무런 수질개선 사업이 진행되지 않은 것인지 의아해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 의문에 대한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새만금호라는 거대한 물그릇의 물리적인 형태가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바뀌기 때문이다. 현재 새만금호 내부에서는 용지 조성을 위한 매립토를 조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준설이 이루어지고 있어 수체와 바닥 퇴적물이 지속적으로 교란되고 있고, 동서 및 남북 이축도로 건설을 위해 방수제를 옮겨가며 물길을 바꾸고 있어 호내에서 오염 우심지역의 위치가 지속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넓은 새만금호에서 수질 개선을 위한 대책의 시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동안 새만금호 수질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인해 사업이 중단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 상황에서는 새만금호 사업, 즉 용지 조성 사업을 빠르게 마치는 것이 호내 수질개선 대책을 시행할 수 있는 방법일 수 있다. 호내에 무언가 개선대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새만금호 내부지형과 물 흐름이 일정한 형태를 갖도록 하는 게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도내 언론보도에 의하면 새만금 사업의 용지 조성률은 계획상 개발 목표치에 크게 못 미친다고 한다. 사업의 진행이 느려질수록 내부 공사로 인한 교란과 물길 변화가 더 오랫동안 계속될 것이며, 수질개선을 위해 우리가 호 내에서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크게 제한받는 상황이 지속할 것이다.

 기존에 수행되어온 상류 수질개선 사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면서 용지 조성사업을 빠르게 진행해 호수 내부 지형과 물길을 안정화 시킨 후, 내부에서 수행할 수 있는 수질개선 사업을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동시에, 이전에 기고했던 글에서 논한 바와 같이 용담호와 옥정호 물의 합리적 분배를 통해 만경강과 동진강의 수질을 개선하는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이다. 수질개선을 위한 사업을 설계하고 수행하는 것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몫이지만, 그러한 사업들이 실효성을 보일 수 있는 여건의 조성, 즉 사업의 빠른 진행과 물 분배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정치적 및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도내 유관기관 및 단체들의 합의된 노력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현수<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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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2019-09-17 15:31:29
맞습니다.!
호내 정화 시설을 설치 운영 하고
수질을 논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