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전주박물관 기획특별전 ‘선비, 전북 서화계를 이끌다-석정 이정직’
국립전주박물관 기획특별전 ‘선비, 전북 서화계를 이끌다-석정 이정직’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9.09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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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화첩 書?帖 (국립전주박물관 소장) 대한제국 1900년, 1907년 등, 종이에 먹, 약 31.3×22.8cm

 전북 지역의 선비, 석정 이정직(1841~1910)은 천문, 지리, 의학, 수학, 서화 등에 두루두루 통달한 유학자로 ‘통유(通儒)’라 부를 수 있는 몇 되지 않는 선비 중 한 사람이다.

 황현은 이정직에 대해 “모르는 바 없고, 통달하지 못한 바가 없는, 향후 몇 백 년 동안 없을 인재”라고 말했다.

 석정 이정직은 조선에 처음으로 칸트와 베이컨 등 서양 철학자를 알린 인물이며, 법첩 연구의 대가로도 조명되고 있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천진기)은 10일부터 11월 24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 시민갤러리에서 기획특별전 ‘선비, 전북 서화계를 이끌다-석정 이정직’을 열고, 예향 전북의 뿌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조선을 대표한 융합형 인재인 석정 이정직을 불러내 그의 예술 활동을 통해 과거와 소통하고자함이다. 그가 호남 서단에 끼친 지대한 영향은 물론, 그의 문하에서 배출된 인사들이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전국적으로 성장하는 등 전통과 근대 사이 변화 접경의 한가운데 올곧은 선비 이정직이 있었던 까닭이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된다.

 프롤로그에서는 이정직의 다방면에 능통했던 통유로서의 면모를 소개한다. 풍수, 천문, 의약, 음악 등 문장과 서화 외에도 능통했던 그의 인재상을 볼 수 있는 자료를 선보인다.

 1부에서는 법첩 연구의 대가로서 그를 조명한다. 글씨뿐 아니라 그림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수련 과정을 거쳤던 그는 추사 김정희(1786~1856)를 배워 썼던 ‘완당재현첩(阮堂再現帖)’에서부터 오원 장승업(1843~1897) 그림을 보고 배운 ‘오원재현첩(吾園再現帖)’등 유명 서화가의 작품을 통해 배우고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 갔다. 중국 서예의 맥에도 깊은 관심을 가졌고, 중국과 조선 명필가의 글씨를 수없이 임서하면서 골자를 터득하고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2부에서는 석정의 회화작품을 살펴본다. 사군자와 괴이한 바위 등 그가 주력했던 회화의 소재를 통해 깊은 내공을 지닌 문인화의 세계를 돌아본다.

 3부에서는 그을 계승한 후학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이정직의 집 계단에 신발이 가득할 정도로 제자가 되고자 사람들이 몰려왔다고 하니, 배려와 나눔을 실천했던 선비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실제, 그의 제자인 송기면(1882∼1956), 조주승(1854~1935) 등의 활동은 전북 서화계를 풍요롭게 만들었던 인물들이다. 이러한 인연의 끈 덕분에 19세기 후반 이후 전북은 근현대 서화의 중심지로 현재까지도 주목을 받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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