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PAF 돋보기]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최선…그가 걸어온 꽃길
[JBPAF 돋보기]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최선…그가 걸어온 꽃길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9.0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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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5호 호남살풀이춤 보유자인 최선 명무가 꽃길을 걷는다.

전라북도공연예술페스타(JBPAF)의 일환으로 10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빛과 꿈을 찾아가는 일생을 표현한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그의 무대는 늘 완벽했지만, 이번 무대만큼은 또 다르다. ‘2019 최선춤, 꽃길’만큼은 굴곡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어낸 무용수의 삶을 오롯이 펼쳐내는 무대는 감동, 그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JBPAF를 앞두고 만난 최선 명무는 공연 준비에 조금 지친 기색이었지만, 무용과 무대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소년처럼 눈을 반짝였다.

“일제 강점기였지. 8살이었던 나를 무용연구소에 데리고 간 분은 어머니셨어. 계란 두 줄을 가지고 말이야. 그 때만 해도 계란 두 줄은 엄청나게 귀한 것이었어. 어머니가 신여성이었던게야. 그 이후로 지금까지 오직 춤이라는 외길만을 걸어왔지.”

 그의 이야기는 늘 이렇게 시작된다. 평생 무대에 서 왔지만, 매번 무대를 앞두고 있을 때면 지나온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모양이다. 그렇게 명무는 따뜻한 목소리로 남다른 감정을 토로했다.

 “김미화 선생님을 처음 만나 무용에 입문했는데, 선생님께서 부군따라 부산으로 피난을 가시게됐지. 나 혼자 남아서 춤을 추고는 싶은데 길이 없어 선배, 형들을 따라다니면서 춤 연습을 했어. 그리고는 중학생이 되어 전동성당 옆 큰 기와집으로 된 전주 국악원에서 추월기녀 선생님으로부터 조선 춤을 배웠지.”

 이후 세 번째 스승인 정인방 선생님을 만나 서울 객지에서 춤을 배웠다. 중견 무용가가 돼 전주와 전국, 그리고 세계에 많은 제자들을 키우며 정신없이 살아오다 보니 이제는 시간이 흘러 앙상한 가지만 남은 고목이 되었다.

 호남살풀이춤보존회가 주최하는 이번 공연은 그가 살아온 삶의 길, 자전적인 이야기다. 공연은 1막과 2막 3장으로 구성돼 우리춤의 멋과 아름다움을 안겨준다.

제1막에서는 해방과 남북 분단의 비극인 6.25 전쟁을 거치면서 민족의 혼과 조선의 춤을 지켜나간 소년의 모습이 그려진다.

 제2막 3장은 먼 곳에 빛나는 별빛처럼 우리 가락의 흥과 멋을 명무만의 애달한 한과 기쁨의 눈빛 짓으로 이 시대 영원한 춤꾼 최선의 모습을 향기 짙은 꽃밭에 걸어가는 모습과 대비시켜 표현한다.

이번 무대에는 호남살풀이춤보존회 제1기부터 제17기 회원들을 비롯해 디모션아트컴퍼니 남성무용단, 비보이그룹 라스트포원이 출연해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꾸민다. 또 특별찬조출연으로 최선의 어머니역에 장성현씨, 어린 최선역에 김용진 어린이가 열연을 펼친다.

 연출은 국립극단 작은신화의 최지훈씨가 맡았으며, 해설에는 이병옥 용인대 명예교수가 나선다.

 이제는 잠시 놓아두면서 해도 좋으련만, 대본부터 음악편집, 의상까지 어느 것 하나 꼼꼼히 확인하지 않으면 절대 안되는 그다.

 최선 명무는 “일생을 살아오면서 그동안 많은 가시밭길을 걸어왔는데, 아직도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나고 새롭게 무엇인가를 도전하는 일은 너무도 흥분된다”면서 “ 늘 이 무대가 마지막이라는 절실한 감정으로 작품 속에 제 인생을 오롯이 담아내기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 쏟았다”고 말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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