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립미술관 관장이 컨설턴트 역할이라고?
전북도립미술관 관장이 컨설턴트 역할이라고?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9.05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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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영 전북도립미술관 관장이 5일 오전 기자들과 만난 간담회 자리에서 지역 미술계에서 설왕설래하고 있는 미술관 야외정원 리모델링과 관련된 논란과 관련해 의견을 나누던 중에 “자신의 역할은 전문가 컨설턴트 역할”이라는 책임감 없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그러면서 김 관장은 “도민들이 반대하면 하지 않겠다. 하지만 미술관 리모델링이 필요하다는 저의 판단은 비전을 가지고 가야된다고 생각한다. 5년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 모르지만 계획을 세워놓게 되면, 이후에 그림이 있으니 방향을 맞춰가면 될 것이다”고 했다. “도민들이 반대하면 하지 않겠다”고 하더니, “저의 판단은 비전을 가지고 가야된다”라니 바로 앞의 말까지도 이랬다 저랬다하는 모습에 당혹스러웠다.

 확실한 점은 미술관 리모델링에 대한 관장의 의지가 완강하다는 것이다. 미술관 리모델링은 김 관장이 부임하면서부터 제안한 내용이다. 미술관 개관 후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쇠락되어 있는 외관을 고쳐야만 더 많은 관람객을 유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이다. 미술관이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공간으로 이미지가 각인되면, 완주 소양의 아원처럼 전국에서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라는 꿈이다.

최근 전라북도에서 실시설계비까지 세워졌으니, 결국 첫 단추를 꿰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지역 미술계와 어떠한 교감을 이뤄내고, 공론화 과정이 있었던가 곱씹어보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 분명, 수십억의 예산이 들어가게 되는 일인만큼 내외부의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한 일일텐데도 말이다.

 기자가 이날 깜짝 놀랐던 점은 이러한 중요한 정책을 결정했으면서, ‘전문가 컨설턴트 역할’이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관장의 모습이었다. 컨설턴트라니…. 전북도립미술관은 몇되지 않는 도내 공공미술관 중에서도 맏형격인 공간이지 않던가? 그 곳이 가장 책임자가 관장 아니던가?

 전라북도립미술관 운영·관리 조례 제1조에 따르면, 전북도립미술관은 도민의 문화충족 및 전북미술발전과 창작활동에 기여하고, 전북의 문화예술진흥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도립미술관은 도지사의 권한을 위임받아 관장이 운영을 총괄한다. 그 공간에서 생기는 모든 일에는 무한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관직(官職)인 것이다. 관장의 자리는 자신의 실적만을 쌓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하게 이야기해두고 싶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 관장은 최근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에서 도내 작가 4명의 작품이 구입된 경위를 설명하면서 “제가 여기에 와 있는 자체가 전국에 홍보가 되고 있다. 자연스럽게 도립미술관이라고 하는 공간에 인지도가 생기고, 전북 작가들의 프리미엄도 올라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밝히기도 했다.

 기자의 생각은 다르다. 도립미술관이 대외적인 인지도 상승에 만족하기 보다는 내부에서부터 흥이 나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 온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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