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이 행복한 축제로 준비해야
지역주민이 행복한 축제로 준비해야
  • 이정희
  • 승인 2019.09.0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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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부터 전라북도에는 축제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9월과 10월 새로 선보이는 지역축제만도 15개에 달한다. 지난 상반기에 이미 시작해 9월과 10월까지 진행될 행사나 축제도 9개나 된다. 9월과 10월에는 무려 20여개 지역행사와 축제가 ‘동시에’ 또는 ‘연이어’ 곳곳에서 펼쳐지게 된다.

 먼저, 전라산천에서 어떤 행사들이 진행되는지 파악해 보자. ▲진안 ‘마을축제’(2.11~11.16) ▲남원 ‘신관사또부임행사’(4.7~10.27) ▲전주 한옥마을 전통연희퍼레이드 ‘노상놀이’(4.13~11.16) ▲임실 팔봉 ‘GOOD보러 가세’(4.18~10.17) ▲전북관광브랜드공연 뮤지컬 ‘홍도1589’(4.19~12.7) ▲전주 한옥마을 주말 야간상설 ‘전주마당창극’(5.4~10.5) ▲전주 경기전 ‘왕과의 산책’(5.4~10.26) ▲전주 상설마당놀이(5.16~10.11) ▲무주 반딧불축제(8.31~9.8) 등 9개가 진행중이다.

 9월 들어선 ▲전주 문화재야행(9.21~22) ▲완주 와일드푸드축제(9.27~29) ▲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IIFF)(9.27~29) ▲김제 지평선축제(9.27~10.6) 등 5개 축제가 개최될 예정이다. 10월에는 ▲전주 세계소리축제(10.2~6) ▲임실 N치즈축제(10.3~6) ▲고창 모양성제(10.3~7) ▲전주 독서대전(10.4~6) ▲군산 시간여행축제(10.4~6) ▲전주 비빔밥축제(10.9~12) ▲진안 홍삼축제(10.9~13) ▲국제종자박람회(10.16~18) ▲순창 장류축제(10.18~20) ▲익산 천만송이국화축제(10.25~11.3) 등 10개가 흥겨운 판을 펼치게 된다.

 지역축제와 행사는 그 지역의 역사문화를 전승 발전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태동됐다. 이와 함께 흥겹게 펼치는 판을 통해 민·관·산 간 협력과 지역공동체의식 강화를 통해 지역발전과 주민복리 증진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전북에서 펼쳐지는 각종 축제와 행사는 과연 대상을 누구에게 맞춰 준비되고 있을까. 그간 각종 축제와 행사들을 보면 지역주민은 뒷전이었다. ‘역외자금 역내유입’을 최대로 유도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데 있어선 관광객 유치는 절대적이다. 지자체들은 이런 논리와 목적에 함몰되다 보니 정작 지역주민들은 쓰레기나 치우는 역할로 전락한 수준이다.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 등 유럽 선진관광국가들은 어떤가. 세계적인 관광도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바르셀로나(Barcelona)는 각종 관광상품 개발 및 운영에 있어 철저하게 지역주민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i) 도시’로, ‘세계축구 명문도시’로 유명한 바르셀로나는 도시공간 내 가장 조망권이 좋고 교통이 편리한 소위 ‘노른자위 땅’에는 교육시설을 배치했다. 또 시민들의 휴식공간을 설계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구웰공원 옆 가장 조망권이 좋은 부지에 유치원을 세웠다. 지중해 해변에는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개발을 불허했다. 관광시설과 편의시설도 지역주민에게는 최우선권을 제공했다. 이는 ‘도시의 주인은 지역주민’이라는 극히 단순한 진리에 충실한 것이다. 한국은 조망권이 좋고 수변가(水邊街)라면 어김없이 아파트와 호텔 등 고층건물을 지었다. 도심과 자연 간 흐름을 차단하는 도시개발정책을 채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프랑스 파리도, 이탈리아 로마도, 체코 체스키크롬로프도 마찬가지다. 이들 도시들은 지역주민의 권익증진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관광상품을 개발한다. 지역주민의 오감(五感, 눈·코·입·귀·손)을 만족시키면 자연스럽게 외지관광객들의 오감도 충족시키게 되기 때문이다.

 이제 전북은 축제의 한복판에 들어서게 된다. 각 시·군에서 준비하고 있는 축제와 행사에서 지역주민의 권익증진을 최우선으로 배려하는 문화관광정책을 수립하고 실천해야 한다. ‘지역경제 활성화’란 명분을 앞세워 지역주민에게 일방적 인내를 강요하고 소외를 지속한다면 선진문화도시로 거듭나는 것은 요원한 과제가 될 것이다. 지자체들은 축제도, 행사도 ‘지역주민의 자발적 동참이 이뤄질 때 성공을 담보할 수 있다’는 극히 단순한 명제를 9월 초입 진중하게 생각해야 할 때다.

 이정희<전주대 평교 미술아카데미 교수/수채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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