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쓰는 단어 속 ‘알쏭달쏭함’을 시원하게 이해하자
무심코 쓰는 단어 속 ‘알쏭달쏭함’을 시원하게 이해하자
  • 이휘빈 기자
  • 승인 2019.09.0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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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심코 쓰는 단어의 뜻에서 미묘한 뉘앙스가 달라질 수도 있고 한 글자의 단어에서 진심을 느낄 수도 있다. 김병기 전북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65)가 쓴 ‘문자·문화·사회 알쏭달쏭함을 헤집다(어문학사·1만8,000원)’가 출간했다. 이 책은 김병기 교수가 깊은 통찰력으로 세상사에 관심을 갖고 늘 해결책을 생각하며 2017년 2월 1일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 경제일간지 이투데이에 연재했던 글 중에서 188편을 정리한 것이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 가운데 그 뜻이나 유래가 알쏭달쏭한 말을 찾아 명쾌하게 풀이하면서 그 말을 소재로 이 시대의 문화와 사회현상에 대한 비판적 칼럼을 덧붙인 내용이 담긴 글이 모여있다. 서문에는 중국 명나라 말기, 당시 사회에 만연한 각종 비리를 척결하고자 노력한 ‘동림당’의 학자들이 써 붙인 주련 글귀가 소개되어 있다. “바람소리, 빗소리, 책 읽는 소리, 소리마다 다 귀에 담고, 집안 일, 나라 일, 천하의 일, 일마다 모두 관심을 갖자.(風聲雨聲讀書聲 聲聲入耳, 家事國事天下事 事事關心)” 이 구절을 예로 들은 김병기 교수는 학자는 현실참여뿐 아니라, 학문을 깊이 연구하기 위해서도 세상의 모든 일에 관심을 갖고 넓게 살펴야 함을 역설한다.

 이 책은 김 교수의 그러한 학문관을 담았다. 쉽게 읽은 내용이면서 깊이가 있고, 무거운 내용도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지나쳐버리기 쉬운 알쏭달쏭한 말에 담긴 생각을 명료하게 헤집어 큰 지혜를 만나게 한다. 수록한 188편의 문장에는 188종 이상의 지혜가 담겨 있다.

 알쏭달쏭한 우리말에 대한 한자표기를 정확하게 밝혀서 정확한 뜻을 모르는 채 일상으로 사용하는 용어에 담긴 속뜻을 훤히 들여다보게 한다. 우리말이 가진 깊이를 이해하게 해 줌으로써 특히 한자를 잘 모르는 세대들에게 도움을 준다.

 젊은이들이 흔히 사용하는 ‘혼술’의 사회현상을 ‘독작(獨酌)’과 비교하여 풀이하기도 하고, 기쁨(悅)과 즐거움(樂), 음용수(飮用水)와 음료수(飮料水), 해방(解放)과 광복(光復) 차이를 시원하게 소개한다. 분식회계, 명조체, 소주, 조현병 등 일상에서 많이 듣고 사용하지만 그 유래를 모르는 말에 대해서도 자상한 설명을 붙였다. 정확한 의미를 모르는 채 습관적으로 언어를 사용하는 현대인들에게 많은 울림을 줄 수 있는 책이라는 평을 받으며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김병기 국립 전북대학교 중어중문과 교수는 부친인 영재 김형운 선생과 종외조 강암 송성용 선생에게서 사사받았으며, 중국문화대학에서 ‘황정견의 시(詩)와 서법(書法)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중국 시학·미학·서예학 논문 60여 편, 서예평론문 180여 편을 집필했다. 한국서예학회 회장, 한국 중국문화학회 회장, 세계서예전북Biennale 총감독을 역임했다. 대한민국 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 대한민국 서예대전 초대작가, 국제서예가협회 부회장,강암연묵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제1회 원곡 서예학술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서예란 어떠한 예술인가?’, ‘아직도 <한글전용>을 고집해야 하는가?’, ‘사라진 비문을 찾아서-고구려광개토대왕비의 진실’, 한문 속 지혜 찾기 시리즈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외 3종, ‘황정견의 삶과 서예’, ‘북경인가, 베이징인가?’ 등 23종이 있다.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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