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국 상징 논개 생가지에 전두환 씨가 쓴 현판 웬 말인가?
구국 상징 논개 생가지에 전두환 씨가 쓴 현판 웬 말인가?
  • 장수=송민섭 기자
  • 승인 2019.09.0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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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국의 상징인 논개 생가지에 군부정권의 상징인 전두환 전 대통령이 쓴 현판이 웬 말인가?”

 장수 군민이 뿔이 났다.

 장수군민이 ‘장수사랑 논개지기’라는 대책위를 구성하고 논개 생가지 내 단아정(丹娥亭) 현판 철거를 위한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1차 사회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며, 그래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2차 전 군민 대상 서명운동을 계획중이다.

 대책위는 “구국의 상징인 논개님의 성지에 군부독재의 상징인 전두환씨가 쓴 현판이 걸려 있는 건 치욕이다. 서명운동을 통해 현판과 표지석 철거를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판과 표지석 철거운동은 최근 군청 홈페이지 ‘군수에게 바란다’ 게시판에 한 군민이 건의하면서 시작됐다.

 현판 철거 추진은 2005년 친일화가가 그린 논개의 영정 교체 운동과 함께 시작됐다. 장수군민들의 정화운동으로 논개의 영정은 새롭게 그려 교체됐으나 어찌 된 영문인지 현판은 그대로다.

 논개 생가지 관문인 의랑루를 지나 한 계단 더 오르면 오른편으로 정자가 있다. 이 정자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쓴 ‘단아정“(丹娥亭)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고 그 옆에 현판에 대한 고마운 표시로 표지석이 서 있다.

 단아정 현판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퇴임 후인 1999년 10월 직접 쓴 것으로 표기되어 있다. 표지석은 논개와 전두환 전 대통령이 단아정을 쓴 것에 대한 칭송의 글이다.

 표지석에는 ‘제12대 전두환 대통령이 지난 1986년 생가를 복원하게 했고, 오늘에는 이 정자에 ‘단아정’이란 친필을 남겨 그 뜻을 기리고자 하였으니 그 얼이 높고 선양되어 영원히 빛날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일본의 경제 침탈과 역사 왜곡, 독도 도발 등 군국주의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동시대에, 부끄럽게도 구국의 여신이신 논개님 생가에 국민을 군홧발로 짓밟은 군부독재자(전두환)가 내려준 현판과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이에 뜻을 같이하는 기관 및 사회단체의 힘을 모아 한시적인 공동대책위원회(장수사랑논개지기)를 출범시키고 현판 및 표지석 철거를 요구했다.

 지난 2005년 친일파 제작 논개 초상화와 군부독재자 제작 현판을 철거해야 한다는 군민운동이 있었고, 군민의 염원에 따라 현재 논개님 영정은 새롭게 제작되어 모시고 있다. 그 운동 당시 진행되었던 군부독재자 현판 및 표지석은 철거되지 않고 현재도 게시되어 있어 장수를 찾는 분들에게 지탄을 받고 있다.

 장수=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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