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PAF 돋보기] 정읍의 문화자산 ‘2019 수제천음악제’를 만나다
[JBPAF 돋보기] 정읍의 문화자산 ‘2019 수제천음악제’를 만나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9.03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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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PAF 돋보기]<6>

사랑을 노래한 백제가요 정읍사에서 발원한 수제천은 정읍이라는 지역명을 가진 유일한 전통 기악곡이다.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왕의 연례나 연회, 국빈의 방문이나 외교사절단을 맞이할 때 연주되었고, 시대를 거치면서 발전 변주되어 지금은 관악 합주곡으로 연주되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수제천을 연주하는 단체가 정읍 시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태동한 민간연주단체라는 점도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지난 1996년 정읍문화원을 중심으로 수제천연주단을 발족해 20여 년을 활동했으며, 최근에 수제천보존회를 창립해 세계적인 음악으로 확장시켜나가려는 작업에 힘쓰고 있기 때문이다.

(사)수제천보존회(이사장 이영자)가 주관하는 2019 수제천음악제(2019 Sujecheon Music Festival)가 5일과 6일 열린다.

올해 음악제는 학술세미나와 음악교류제, 그리고 정기연주회 등으로 풍성하게 구성돼 품격있고 아름다운 정악곡 수제천의 가치와 미래에 대해서 조망하는 시간으로 꾸며진다.

(재)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의 ‘2019 전북공연예술페스타(JBPAF)’ 일환으로 진행되는 2019 국제민족음악교류제 및 제9회 정기연주회는 6일 오후 7시 30분 정읍사 예술회관에서 만날 수 있다.

현경채 음악평론가의 사회로 함께하는 이날 연주회는 정재국(국가무형문화재 제46호) 예능보유자의 집박으로 ‘빗가락정읍’과 ‘세가락정읍’을 맞으며 문을 연다.

이어 문현 종묘제례악 악장의 창사로 ‘보허자(步虛子)’가 연주된다. 이 곡은 고려 때 중국으로부터 들어온 당악 중 낙양춘과 더불어 현재까지 전승되어오고 있는 곡인데,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당악적 특색보다는 한국화된 음악으로 변해온 특징이 있다.

2부는 세계의 민족음악들과 교류하는 시간으로 구성된다.

인도 바이올린과 말레이시아 따블라(Tabla)의 듀엣으로 연주되는 ‘키르와니(Kirwani)’에서는 서양악기가 인도에 들어와 인도화된 특유의 음색을 들을 수 있다.

이어 수제천연주단과 헝가리의 대표적 민속악기인 씸발롬(Cymbalom)의 협연으로 연주하는 ‘메나리’를 통해서 우리 음악과의 교감을 시도한다. 해금과 인도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달아(Dal Aha)’를, 장구와 따블라 협주곡으로 ‘동행(同行)’을 들려준다.

이보다 앞서 5일 오후 1시 20분 정읍시청 5층 대회의실에서는 제3회 수제천 학술세미나가 열린다.

이날 학술세미나는 국립국악원 원장을 역임한 송방송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의 기조발제 ‘수제천(壽齊天)’으로 문을 연다.

이후 ‘정읍·수제천, 그 곡명의 변천과정(김영운 한양대 교수)’, ‘정읍·정읍사·백제문화권 : 지역문화로서 속요의 현장에 대하여(서철원 서울대 교수)’, ‘지역문화 속에서 수제천의 의미와 계승(신은주 전북대 교수)’, ‘지역 축제의 전통음악 콘텐츠 활용 사례(최선아 서울대 강사)’, ‘무고와 정읍 수제천(나연주 한국전통문화원 연구원·문숙희 숭실대 한국문학과예술연구소 연구원)’등 다섯 가지 주제 논문에 대한 발표가 이어진다.

논평에는 심인택 우석대 교수, 김우진 서울대 교수, 우종양 원광대 명예교수, 박소현 영남대 교수, 이용식 전남대 교수, 임미선 단국대 교수, 유종국 전북과학대 교수, 이상규 전주교대 교수, 이동복 경북대 명예교수, 주영위 경북대 교수, 김재영 (사)정읍역사문화연구소 이사장, 이윤정 한양대 강사 등 국내 최고의 석학과 정읍 시민이 논객으로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영자 이사장은 “민선7기 들어 수제천을 지역 대표 문화예술 콘텐츠로 살리고자 하는 의지가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면서 “정읍시민들의 지속적인 응원에 힘입어 ‘교병필패(驕兵必敗), 마불정제(馬不停蹄·교만한 군대는 반드시 패하고, 잠시도 쉬지 않고 계속 나아가다)’의 자세로 이번 연주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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