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땅’ 서해 함박도…행정구역상 1978년 강화군에 등록
‘북한 땅’ 서해 함박도…행정구역상 1978년 강화군에 등록
  • 연합뉴스
  • 승인 2019.09.02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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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의 함박도가 남북한 중 어느 쪽의 섬인지 논란이 이는 가운데, 행정구역상으로 인천시 강화군에 등록된 시점은 약 40여년 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함박도 논란은 한 언론이 지난 6월 행정구역상으로 함박도가 인천시 강화군에 소속된 섬인데도 북한이 군 관련 시설을 설치했다고 보도하면서 촉발됐다.

 국방부는 함박도가 NLL 북쪽에 있는 섬으로 북한 땅이 맞다고 주장하지만, 어떤 행정 착오로 북한 땅이 강화군의 지적공부에 등록됐는지는 여전히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2일 인천시 강화군에 따르면 내무부는 1977년 12월 28일 미등록 도서에 대한 지적등록을 마무리하라는 지침을 각 시·도에 내려보냈다.

 강화군은 함박도를 포함해 5개 정도의 섬이 미등록 도서인 점을 확인하고 대한지적공사에 측량을 의뢰했지만, 공사 측은 항공사진 측량 결과가 있기 때문에 별도의 측량이 필요 없다고 회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강화군의 상위 기관이던 경기도는 정부 지침에 따라 강화군에 미등록 도서 지적등록 지침을 재차 전달했고, 강화군은 결국 1978년 12월 30일 함박도를 ‘강화군 서도면 말도리 산 97번지’의 행정주소로 지적공부에 등록했다.

 함박도는 전체 넓이가 1만9천971㎡로 등기부등본상 소유권은 산림청으로 적시돼 있다. 함박도는 강화군 석모도에서는 서쪽으로 약 20km 떨어져 있다.

 이처럼 함박도가 지적공부에 강화군 소속 도서로 등록돼 있다 보니 네이버지도·카카오맵·구글맵 등 대다수 포털사이트 지도 서비스에서도 함박도는 NLL 남쪽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나온다.

 현지 주민들도 과거에는 함박도가 남한 땅이었다는 얘기를 어르신들로부터 많이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홍근기 말도리 이장은 “여기서 태어나고 사신 분들 말씀 들어보면 그분들은 거기가 남한 땅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어른들 말씀에는 남한 땅이 맞다고 한다”며 “어렸을 때 거기 가서 소라도 잡고 고기도 잡고 열흘씩 보름씩 있다가 나오고 거기서 잠도 자고 식수까지 조달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에는 함박도가 북한 땅임을 언급한 관련 기사도 적지 않다. 1997년 2월 6일 김동진 당시 국방장관이 서해 우도를 방문했을 당시 연합뉴스 기사에서는 ‘우도는 군인이 주둔, 방어하고 있는 유일한 무인도로 간조시 북한의 함박도와 연결되며 물이 나지 않아 조수기를 이용, 바닷물을 정수해 사용하고 있다’는 문장이 등장한다. 이 기사에서 함박도는 ‘북한의 함박도’로 표기돼 있다.

 또 2010년 12월 2일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병특전사령부’ 창설을 제안했을 당시 연합뉴스 기사에서도 ‘기습침투 예상지역으로 서해 NLL에서 9㎞, 북한 함박도에서 8㎞ 떨어진 무인도인 우도를 지목했다’는 정두언 의원의 발언이 인용되는 등 ‘북한 함박도’라는 표현이 사용됐다.

 함박도 관할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자 국방부는 2일 정례 브리핑에서 “함박도는 북방한계선 서해 NLL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도서가 분명하다”며 “(남한 행정주소 수정) 작업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는 왜 아직도 (함박도를) 우리 땅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건지, 지난 7월 제기된 문제가 왜 아직도 정리가 안 됐는지 궁금하다”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또 정전협정 체결 당시 서해도서 관할권이 정리됐는데, 그때 이미 함박도는 북한 관할 도서로 정리가 됐다고 거듭 설명했다.

 최 대변인은 특히 함박도에서 관측된 북한의 각종 시설물에 대해서는 “감시소 수준으로 알고 있고, 다른 화기라든가 이런 부분은 현재로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무장 부분에 대해서는 계속 지켜보고,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화군 관계자는 함박도 논란과 관련 “함박도의 지적등록 말소 여부를 놓고 국토부에 질의했지만 아직 명확한 지침이 내려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 지침에 따라 말소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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