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머물지 말고 미래를 바라보자
과거에 머물지 말고 미래를 바라보자
  • 하현수
  • 승인 2019.09.02 16: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상인연합회 회장 하현수

 필자가 처음 ‘한일 갈등의 해법 도민에게 듣는다’ 라는 주제로 기고 요청을 받았을 때에 한일 간의 갈등 해법에 대한 필자의 생각은 두 가지를 가지고 있었다.

하나는 민간 부분의 국민운동으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통해 일본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정부가 적극적인 국제 외교 활동을 벌여 한국에 대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철회하게 하는 것을 해법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던 중에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파기 발표 이후 필자의 고민은 깊어졌다. 한일 양국 정부의 관계는 과거로 회귀하여 ‘김대중 오부치 선언’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양상을 보인다. 특히 우리의 국론 분열이 더욱 심해져 내부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항일운동‘, ’죽창‘ 등의 한 세기 이전에 거론된 역사 속 단어들이 난무하고 ’토착왜구‘, ’신친일파‘ 라는 신조어들도 등장했다. 우리의 내부적 갈등은 전근대적인 당파싸움에 불과하다고 필자는 강조하고 싶다. 이 부분에 있어 정치적 목적과 국익의 연관성이라는 무거운 성찰의 마음이 들었다가 ‘김대중 오부치 선언’을 상기하니 미래를 향한 지도자의 결단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절감하게 된다.

  작금의 동아시아는 태평양 시대의 국제 질서 재편이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미중 무역 전쟁과 북한의 핵 보유가 드러난 이슈이지만 내면에는 미래를 향한 패권 경쟁이 숨겨져 있다. 그 패권은 경제적 패권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것은 무역의 전쟁, 기술의 전쟁, 외교의 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이제는 한국 대법원 판결에 대한 일본의 경제 보복, 그리고 한국의 대응이라는 단순한 치킨게임의 과정으로 여겨서는 부족함이 많다. 넓은 국제적 시각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 고단함이 있어야 성취감이 있듯이 갈등이 있어야 새로운 발전적 관계가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서로의 주장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벌이는 상호 설득과 이해의 과정이 필요하다. 지금은 다소 냉각기를 가지더라도 향후 있을 대화의 장에서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전략적 논리를 준비해야한다. 명분 싸움은 무능한 행위다. 논리를 가지고 우리의 주장을 관철 시켜야한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남의 일에 훈수를 두거나 지적을 하는 것은 쉽다. 과거를 해석하고 비판하는 것 또한 쉽다. 허나 미래를 바라보고 치밀한 전략을 수립하여 난관을 해결해가는 것은 쉽지 않다. 진정한 국익이란 미래에 있다. 과거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번 청와대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이 미래를 향한 결정인지 지켜봐야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