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전시는 전북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3명의 중견미술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다.
조헌, 송수미, 양순실 등 자신만의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전북을 대표하는 미술인들의 작품을 보여준다.
같은 지역에서 활동한 점을 빼면 거의 공통점을 찾을 수 없지만, 이들 세 사람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아봄으로써 치열하게 고뇌하며 자신의 작품 세계를 구축한 동시대를 살아가는 미술인으로서의 동질감을 찾아보고자 한 것이다.
조헌 작가는 개인과 사회의 틀 속에서 파생되는 문제들을 외면하지 않고, 어떤 존재나 현상에 대해 다각적이고 심층적으로 고찰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그의 화폭 속에 웅크린 몸과 고뇌하는 듯한 표정, 공격적인 눈빛의 형상들은 보편적인 현대인이자 또 다른 자아다.
송수미 작가는 기능성을 뛰어넘어 순수미술로서의 공예의 가치를 보여준다. 실크스크린으로 전사한 빈 그릇의 이미지를 통해 비움으로써 채울 수 있고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무소유의 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양순실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드레스는 여성이자 독립적인 자아이며, 자신을 상징하는 분신이다. 누구에게도 쉽게 드러내지 못하고 견뎌 온 시간들과 아픔을 간직한 채 꿈과 희망을 품고 강하고 담대하게 세상을 응시하는 여성을 통해 고통과 상처를 예술로 치유한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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