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서점] 마음을 여는 그림책이 오롯이 모여있는 책방 ‘같이 가치’
[동네서점] 마음을 여는 그림책이 오롯이 모여있는 책방 ‘같이 가치’
  • 이휘빈 기자
  • 승인 2019.09.10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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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방 ‘같이가치’는 동서학동의 골목사이서 동화처럼 열려 있다. 문 앞부터 시작된 다양한 그림책들은 프리즘처럼 다양한 색으로 빛난다. 자매 전선영씨와 전수진씨는 2015년에 인후동에서 그림책을 판매하는 동네 책방을 냈다. 그림책 전문 서점으로 열게 된 연유를 묻자 전선영 씨는 2008년에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열린 그림책 원화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그림책도 예술의 한 장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정승각 선생님이 그림을 맡은 ‘까막나라에서 온 삽사리’라는 책의 원화전에서 전통 오방색과 부조, 금니 등의 기법을 사용해 매우 정교하게 만들어진 아름다움을 관람했어요. 그림책의 그림이라고 하면 단순히 내용의 이해를 돕는 정도로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 자체만으로도 감명을 주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전선영 씨는 또 ‘그림책은 다양한 예술 장르의 집합점’이라고 말했다. 시(詩)같은 짧은 글과 아름다운 그림, 연출의 조화로 함축적인 아름다움이 오래 마음속에 남는 점이 매력이라며 다른 장르보다 오히려 더 해석이 필요하고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필요하다는 것.

 전선영 씨는 오는 손님들에게 마음을 담은 큐레이션을 펼친다. 먼저 어떤 종류의 책을 좋아하는지 묻고, 마음에 필요한 책을 추천한다. 그러나 큐레이션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한 채 단순히 설명으로 듣는 방문객들이 많아 상처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책방 같이가치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는 다양한 그림책을 구비했다. 전선영 대표(좌)와 전수진 대표(우)가 각자가 좋아하는 책을 들고 있다/이휘빈 기자
책방 같이가치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는 다양한 그림책을 구비했다. 전선영 대표(좌)와 전수진 대표(우)가 각자가 좋아하는 책을 들고 있다/이휘빈 기자

 “예의 있는 손님들도 있지만 큐레이션에 대한 가치를 많이 모르시더라구요. 전문지식과 정보를 갖춰서 맞춰주는 개인 강의라고 저는 생각해요. 하지만 듣기만 하고 책은 사지 않는 손님들고 계시거나 책장을 훑어보면서 ‘왜 여기는 읽을 책이 없어요’ 하면 속이 상하죠”

 한편 전선영 씨는 2012년도에 30대 주부들과 같이 독서모임을 진행했다. 젊은 주부들이 시간내기 힘들고 자존감이 떨어지는 시기에 마음을 위로하는 책읽기로 내면의 힐링여행을 진행하며 이제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각 멤버가 그림책에 대해 준비해 발제를 내고, 읽으면서 다 같이 정서적 안정을 가진다는 것. 특히 그림책은 그 자리에서 읽어도 되는 만큼 부담감이 적다는 것을 장점으로 들었다.

 전선영 씨의 그림책에 대한 애정의 근원에 대해 묻자 그녀는 ‘덕질’이라고 밝혔다. 관심있는 대상과 나 사이에 아무것도 없어 스스로 좋아하는 점에 대해 바로 느낄 수 있고, 그러면서 온전히 자기 자신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 전선영 씨는 “이 곳에 오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마주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미소를 맺었다.

 다양한 동화들이 숨쉬는 책방 ‘같이가치’는 아이와 어른들이 다 같이 찾을 수 있는 그림책방이다.

 이휘빈 기자

 

 책방 같이가치

 <주소 :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서학3길 35 영업시간 : 화~금 오전 10시~오후 5시, 토·일·월요일 그 외 시간 방문 예약 필수(010-9446-3417) 블로그 : http://blog.naver.com/7097picturebooks >  

 

 책방지기가 추천하는 책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래 / 출판사 노란상상 / 작가 고정순 > 고정순 작가의 그림책은 언제나 마지막 페이지에서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소방수 코끼리 아저씨는 호스가 고장나자 자신의 코로 물도 끄고 사람들도 구조하죠. 하지만 사람들은 코끼리 아저씨가 감기가 걸린다면, 아프면 누가 불을 끄고 사람들을 구조하는지 모릅니다. 우리 사회의 소방관들과 코끼리 아저씨의 모습이 겹쳐보이고, 다시 소방관들에 관심을 가져야 겠다는 마음이 일게 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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