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이 함께하는 협치 리더십이 필요할 때
감동이 함께하는 협치 리더십이 필요할 때
  • 장선일
  • 승인 2019.08.28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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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여름 폭염 못지않게 국내외적으로 우리나라 정치 갈등이 화덕과 같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제기한 피해보상에 대한 13년만의 대법원 승소판결과 관련된 아베정권의 경제보복과 우리의 대응 그리고 법부부장관 지명에 따른 청문시비논란 등 끝없는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국외적으로는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 WTO 국제자유무역의 원칙을 어기고 군국주의와 제국주의를 꿈꾸는 아베정권이 쏟아낸 한일 갈등과 북미 비핵화 협상의 난항 속에서 한미연합훈련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방사포의 수차례 발사 그리고 ‘지소미아(GSOMIA)의 종결에 따른 한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일 간의 갈등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에 대하여 우리가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 그것은 역사적으로 끊임없이 도발하고자 하는 일본 정치인들의 뿌리 깊은 군국주의와 제국주의 야욕 때문이라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도발할 때마다 대체하는 우리 정치인의 능력부족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해방 이후에도 우리 정치인들은 미래의 국익을 생각하지 않고 상당부분 일제에 유리한 불공정 협정을 맺었다는 점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잘못된 과거의 사례는 바로잡고, 잘된 사례를 발굴하여 현실에 적합한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 정치인들은 하지 말아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가질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먼저, 현재와 미래 정치인들은 반드시 해서는 안 될 일을 구별하여 정치하기를 바란다. 즉, 조선시대의 붕당정치의 폐허, 나라를 팔아먹은 한일합방, 남북분열과 동족간의 전쟁, 군부독재, 반성 없는 일본과의 불공정 협정 그리고 최근 국민의 소통을 무시한 국정농단 등 참으로 해서는 안 될 일이 수없이 많이 있다.

 그리고 정치인들이 해야 할 일은 국민의 뜻을 살펴 갈등과 대립이 아닌 상생과 협치라는 혜안을 가지기 바란다. 고려시대의 말 한마디로 80만 대군을 물리치고 위기를 기회로 바꾼 서희의 담판외교, 임진왜란 당시의 일본의 탐욕스런 야욕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굴복시킨 사명대사의 담대한 외교, 국가의 어려움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해이그 특사외교 그리고 최근에 한국의 위대한 문화와 예술을 세계에 알리는 한류확산의 중심이 되는 민간외교 등의 장점을 우리 정치인들이 반드시 배워야 할 일이다.

 문뜩, 논어의 ‘위정편’에 나오는 공자님 말씀 중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 새것을 알 수 있다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 떠오른다. 즉, 지난날의 경험을 통하여 현실을 파악하고 미래의 희망을 만들 수 있는 말이기에 작금의 난국을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는 과거의 역사를 돌이켜 교훈을 삼아야 할 때이다.

 현대사회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다변화되면서 그 변화의 속도가 상상할 수 없이 빠르지만, 과거에 담겨 있는 소중한 내용은 우리가 볼 수 있는 거울이기 때문에 정치인들은 반드시 이를 새기고 익혀서 현명한 정치를 할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 할 것이다.

 특별히 우리나라는 주변의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국내외적으로 끝없는 갈등이 초래됐다. 이러한 갈등은 정치인들의 마음과 행동 속에 국민이 아닌 그들만의 이권을 위한 세몰이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우리는 쉽게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내외적으로 벌어지는 갈등의 현실에서 긍정적인 ‘온고이지신’의 예를 들어보자. 신숙주는 단종이 아닌 세조의 편에 있었기 때문에 그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변절자로 인식되어 ‘녹두나물’이 쉽게 맛이 변질한다는 의미로 신숙주를 빗대어 ‘숙주나물’로 불리고 있지만, 다양한 방면에서 뛰어난 실력자로 각 분야에서 훌륭한 업적을 이룩하였다. 신숙주의 수많은 업적 중에서 주목할 사항은 풍부한 학식과 언변 그리고 중국 및 일본 등 폭넓은 해외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적 지식과 안목을 가지고 국익에 도움이 되는 외교전을 펼쳤다는 점이다. 그는 외교에 있어서 ‘오랑캐를 대하는 방도는 겉모양을 화려하게 꾸미는 데 있지 않고 안을 잘 정돈하는 데 있고, 변방 방어에 있지 않고 조정(朝廷)을 잘 이끄는데 있으며, 군대를 튼튼히 하는데 있지 않고 기강을 잘 세우는데 있다’ 라고 했다. 즉, 군사력에 기반한 대외 정벌이 아니라 국가 기강을 다지고 조정을 잘 통솔하는 것에서 외교 능력이 생긴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현재와 미래 정치인들에게 우리는 붕당파괴정치가 아닌 국민과 국가를 위한 감동이 함께하는 협치의 지혜를 가지고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주길 간절히 바란다.

 장선일<전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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