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독립…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로”
“기술 독립…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로”
  • 송성환
  • 승인 2019.08.2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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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갈등해법, 도민에게 듣는다

 탄소산업은 전북이 20여 년 전부터 공들여온 분야다. 기반이 전무한 상황에서 기술독립을 목표로 원천기술개발에 힘썼지만 기대만큼 속도를 내진 못했다.

 그런데 며칠 전 문재인 대통령이 효성 전주공장을 찾아 탄소섬유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전북으로서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지만 그 배경이 한편으론 아쉽고 씁쓸하다.

 탄소산업은 일본이 미국·독일과 함께 세계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따라서 탄소섬유는 일본의 수출규제 횡포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되는 전략물자다. 정부가 일본 수출통제 가능 품목 가운데 집중관리품목으로 지정한 159종에도 포함됐다.

 일본의 경제도발 배경에는 우리 대법원의 일본 전범기업 강제징용에 대한 배상판결과 우리 경제의 비약적인 성장,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의 변화 등 여러 이유가 거론된다. 일본은 우리보다 앞선 경제력과 외교력으로 세계 자유무역질서까지 거스르며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이러한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우리 경제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탄소섬유를 비롯한 100대 핵심 전략품목을 선정해 향후 7년간 7∼8조 원 이상을 투자하고, 자립화가 시급한 핵심 연구개발(R&D)은 예비타당성조사도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전략품목 자립화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제도발로 경제 강국은 기술독립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새긴다. 세계 경제는 국가 간 경계가 허물어진지 오래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분업 경제다. 그러나 일본의 경제 전쟁으로 신뢰가 깨지면 분업 경제가 곧 무기가 된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우리나라로서는 낭패지만 큰 교훈을 얻었다.

 이 사태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성숙한 국민이 있고, 냉철한 정부가 있다. 여기에 우리 도의회를 비롯한 지방의회와 지방정부도 적극적으로 역할을 찾아 나섰다. 우리 도의회는 정부 발표에 앞서 전북도와 협력해 탄소섬유 등 핵심소재산업 연구개발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수출규제로 피해를 입을 기업들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전범 기업제품 공공구매를 제한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올바른 역사인식과 세계관의 중요성도 새삼 대두된 만큼 도민들의 의식교육도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 도의회는 경제 전쟁이 마무리 되더라도 경제 주권 확보를 위한 대책을 꾸준히 찾고, 이를 실행하는데 노력할 것이다. 대통령이 광복절 기념사에서 강조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우리 스스로 쌓고 지킬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송성환 전라북도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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