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3명의 목숨 앗아간 전주 여인숙 60대 방화범 ‘구속’
노인 3명의 목숨 앗아간 전주 여인숙 60대 방화범 ‘구속’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9.08.25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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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심사 출석한 방화범 A씨 “억울하다” 혐의 부인  
영장실질심사 받는 전주 여인숙 화재 용의자 / 최광복 기자
영장실질심사 받는 전주 여인숙 화재 용의자 / 최광복 기자

  노인 3명이 숨진 전주 여인숙 화재 사건과 관련해 여인숙에 불을 지른 방화 용의자가 구속됐다.

 전주지법 영장전담 오명희 부장판사는 24일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A씨(62)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 19일 오전 4시께 전주시 서노송동 한 여인숙에 불을 질러 투숙객 김모(83·여)씨 등 3명을 숨지게 한 혐의(현주건조물방화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사고 현장을 벗어난 뒤 여인숙에서 불길이 치솟았다는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단순 화재가 아닌 방화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였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여인숙 주변 골목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 지난 22일 검거했다.

 CCTV에는 A씨가 사건 당일 불이 난 여인숙 주변에서 40~50분가량 화재를 지켜보며 서성이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A씨의 동선을 추적한 결과 여인숙에서 화재가 발생하기 직전 자전거를 타고 여인숙 골목으로 들어가는 모습도 확인했다.

 불이 나기 직전 해당 골목을 지난 사람은 A씨가 유일했다.

 조사결과 A씨는 과거에도 방화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검거된 22일부터 이날까지 묵비권을 행사했다.

 하지만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짐심사)를 받기 위해 전주지법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취재진 앞에서 모든 범죄 혐의에 대해 부인했다.

 곤색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나타난 A씨는 “방화 혐의를 인정 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마스크를 내리고 “무죄를 주장한다. 변호사를 선임해 재판에서 싸우겠다”고 답했다.

 A씨는 “왜 그 시간에 불이 난 여인숙에 있었는가”라는 질물에 “인근 여인숙 성매매 여성을 만나러 갔던 것이다”고 말했다.

 자신이 타고온 자전거를 버렸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내가 사는 데는 주차를 할 수 없어 반대편 아파트에 세워뒀다”며 범죄 연관성을 부인했다.

 경찰은 구속 기간 김씨를 상대로 여인숙에 불을 지른 경위와 동기, 투숙객과의 연관성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불인 난 여인숙에서 숨진 투숙객은 폐지와 고철 등을 주워 고물상에 내다 팔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매달 12만원의 월세를 내고 2평(6.6㎡) 남짓한 여인숙 방에서 숙식을 해결해오다 화마를 피하지 못해 끝내 목숨을 잃었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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