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는 편지를 통해 서로 희망을 전했다
부부는 편지를 통해 서로 희망을 전했다
  • 이휘빈 기자
  • 승인 2019.08.2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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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가 주고받은 편지들을 모아 엮어

 감옥에 같인 남편과 감시를 당하는 아내는 서로를 향해 편지를 보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그의 젊은 시절을 납치, 살해, 위협, 연금, 구속과 투옥 등으로 보냈다.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시간을 고스란히 살아내며 30년에 가까운 고난의 시기를 의연하게 겪었던 것은 가족에 대한 사랑과 민주화를 위한 열망이 그의 몸과 마음에 힘을 심었기 때문이다. 그의 사랑과 열망을 담은 편지가, 그리고 이희호 여사의 사랑과 열망을 담은 답신이 ‘옥중서신 1·2(시대의창, 3만9,600원)’으로 출간됐다.

 김대중 대통령은 ‘3·1 민주구국선언사건’으로 1977년 5년형을 언도받고 진주교도소에 수감됐다. 지병은 깊어져 서울대병원으로 이감돼 치료받다가 1978년 박정희 대통령이 취임하며 특별사면 1호로 석방되었다. 이어 1980년 신군부에 의해 ‘내란음모’ 혐의로 군법회의에 기소돼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하고 선고했다. 육군교도소에서 구감되었다 1981년 무기형으로 감형돼 청주교도소로 이감된 그는 1982년 12월 형집행정지로 석방된다.

 두 권의 책은 수감시기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가 주고받은 편지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이전에 ‘김대중 옥중서신’이라는 제목으로 단권본 출간되었지만 올해 김대중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김대중 마지막 일기’등 미공개 자료를 추가 수록하고 장정을 새로했다.

 ‘옥중서신 1’에서 김대중은 편지의 첫 말에 ‘존경하고 사랑하는 당신’으로 아내에게 편지를 썼다. 그의 편지는 수많은 독서와 사유, 우리 사회가 겪었던 문제에 대해 고심한다. 서울대병원 수감 당시 껌 종이, 과장 포장지 등에 못을 눌러 쓴 메모는 절박함과 초조함과 더불어 아내에 대한 건강의 염려, 가족에 대한 애정이 드러나 있다. 끝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건 전에 남긴 ‘김대중 마지막 일기’가 적혀 있다. 그는 일기에서 ‘하루종일 아내와 같이 지냈다. 둘이 있는 것이 기쁘다’라고 썼다.

 ‘옥중서신 2’에서 이희호는 편지의 첫 말에 ‘존경하는 당신에게’ 라고 남편에게 편지를 썼다. 남편의 안전을 걱정하는 마음과 가족의 소식을 섬세하게 담았고, 국내외 정세와 사회 문제의 다양한 소식을 꾸준히 전했다. 가족과 지인과 측근 소식과 더불어 집안의 강아지와 화단의 소식까지 담으며 그녀는 남편의 희망이 무너지지 않도록 마음을 다했다. 또한 성경을 인용해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의 희망을 남편과 나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막내아들인 김홍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개정판 서문에 “이 책은 인간 김대중과 이희호의 사사로운 고백이기도 하지만, 민주화투사 김대중과 인권운동가 이희호의 치열한 투쟁의 산물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불의에 맞서 분연히 일어났던 행동이자 자유와 평화를 갈구하는 애틋함을 담아낸 우리 현대사의 연서(戀書)다.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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