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넘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며
장애를 넘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며
  • 최규명
  • 승인 2019.08.2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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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부는 2019년 7월 1일부터 장애등급제가 단계적으로 폐지되고, 수요자 중심의 장애인 지원체계가 구축된다고 밝혔다. 1988년 의학적 심사에 기반하여 1~6급의 장애등급제가 도입된 이래 장애인에 대한 각종 지원이 장애등급에 따라 차등적으로 제공되었다. 이런 방식은 장애인의 개별적 욕구를 고려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정부는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를 국정 과제로 채택하여 수요자 중심의 장애인 지원체계 방안을 모색해왔다. 장애등급이 폐지되더라도 장애정도에 따라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과 ‘심하지 않은 장애인’으로 구분함으로써, 종전에 1~3급 중증장애인에게 인정되어 오던 우대혜택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장애등급이 장애정도로 변경됨에 따라 건강보험료 및 노인장기요양보험 보험료 경감이 확대되고, 특별교통수단 법정대수도 단계적으로 확충된다. 또한, 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생활을 위한 건강보험 장애인보장구 및 장애인 보조기기 품목도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장애등급제 폐지에 보조를 맞춰 내년부터는 중증장애인 부양의무자 기준 적용을 제외하여 저소득층 장애인 기본생활 보장을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가 장애등급의 대안으로 도입한 ‘장애인 서비스 지원 종합 조사’는 장애인 서비스의 지원수준을 결정하기 위한 것으로 서비스 신청인의 일상생활 수행능력, 인지 활동특성, 사회활동, 가구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기존 제도하에서는 일상생활의 도움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4급 이하 장애인은 활동지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지만 바뀐 제도에서는 개개인의 종합조사결과에 따라 하루 3시간의 활동지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고, 기존 1~2급 이상만 신청 가능하던 장애인 콜택시도 이용대상의 개편으로 이용이 가능해지는 등 획일적인 지원에서 맞춤형 지원으로 지원범위가 확대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정부예산의 획기적인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종합조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야만 더 많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장애인들이 자신의 ‘무능력’을 스스로 입증하고 호소해야 하는 불편은 개선돼야 할 점으로 보인다.

 우리 사회가 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장애인에 대한 단순한 지원을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장애인 스스로 사회활동 참여를 통해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자립할 기회를 확대하는 정책적 방향이 이루어져야 진정한 대책이라 할 것이다. 2019년 현재 전국 장애인수는 259만명으로 전체인구의 약 5%를 차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보건사회연구원이 3년주기로 조사하여 발표하는 ‘2017년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15세 이상 장애인구 중 약 37%만 취업에 성공했다. 이는 전국 경제활동인구 대비 실업률 4%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으로 경제활동을 통해 자립을 꿈꾸는 장애인들이 실제로는 실업상태에 머물러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장애인 구직 및 취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북의 경우도 올해 1분기 구직 장애인이 753명인데 반해 393명 만이 취업에 성공해 절반가량의 장애인이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애인의 사회적 참여를 높이고자 실행하고 있는 ‘장애인 의무 고용제도’는 국가 및 지자체와 50인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공공기관은 3.4%, 50인 이상 상시 근로자 사용 민간기업은 3.1%를 장애인으로 고용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장애인고용공단에 따르면 장애인고용촉진기금 적립액은 2013년 2,294억원에서 지난해 8,796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장애인 고용을 외면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고용부담금 징수금액이 크게 늘어난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해 공공기관의 전체 신규채용 인원대비 장애인 채용 비중은 1.6%대의 낮은 규모에 머무르고 있다. LX한국국토정보공사는 2019년 현재 115명(고용비율 2.76%)의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지만, 의무고용률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적측량을 주요 사업으로 국가사무를 집행하는 기관으로 고도의 정밀성을 요구하는 기술자 집단임을 감안하더라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일정부분 장애를 갖고서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직무영역을 발굴하는 등 정책적인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후천적 요인으로 인한 장애발생이 75%에 이른다고 하니 누구도 장애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다름을 인정하고 동등한 인격체로서 동료로 이웃으로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가슴 따뜻한 세상을 꿈꿔본다.

 최규명 LX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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