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읽는 눈, 전북지역 잡지 100년의 역사를 읽다
시대를 읽는 눈, 전북지역 잡지 100년의 역사를 읽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8.2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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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어느 지역보다 출판문화의 맨 앞에서 향도 역할을 한 전북지역의 소중한 기록을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문예연구사(발행인 서정환)와 표현문학회(회장 소재호)가 주최하고 신아출판사가 주관하는 ‘시대를 읽다 전북지역잡지100년’전을 27일부터 9월 11일까지 F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전북지역의 출판문화의 수준을 가늠해보는 이번 전시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어온 서상진 선생이 소장한 전북지역 잡지를 소개하는 전시다.

 총 3부로 나눠 구성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1908년 발간한 호남최초의 잡지 ‘호남학보’를 비롯해 켜켜이 쌓인 역사의 산물을 눈과 가슴에 담을 수 있다.

 전시에서는 시대별로 나눠 58종류의 잡지를 선보인다.

 주요 잡지로는 ‘호남학보’ 1,2호, ‘보광’ 창간호와 2호, ‘전북공론’ 창간호, ‘죽순’ 제4호, ‘산문시대’ 1호~3호 등이 있다.

 ‘호남학보’는 110년 전 호남학보의 주역 이기 선생이 만든 호남학회가 만든 잡지다. 한문에 토를 단 국한 혼용문으로 편집한 잡지로, 특별한 점은 여성들이 읽을 내용은 순 한글로 인쇄했다는 점에서 시대를 앞서간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보천교에서 발간한 ‘보광’은 주로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잡지로, 드물게 삭제면 4면이 존재해 당시 조선총독부의 검열을 피해갈 수 없었음을 보여준다.

 ‘전북공론’은 해방기 전주에서 발간된 전북 최초의 월간 종합잡지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이념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글들이 실려 있는 것으로 보아 중도적 범주의 지역 잡지로 판단된다.

 ‘죽순’은 해방 후 미군정청시절에 출간되었던 전북공립중학교(현 전주북중·전주고)의 문예지다. 책으로 내기에는 종이가 부족해 신문형태의 2면으로 낸 것을 보면, 해방 후 물자난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산문시대’는 서울대 문리대 학생들이 중심이 돼 1962년에 창간한 문학동인지로, 4·19세대 고유의 시대정신과 문학이념을 대변하고, 훗날 문학과 지성사의 모태가 됐다. 당시 전주시 전동 소재의 가림출판사 김종배 사장과 부친의 도움으로 인쇄해 발간될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서정환 발행인과 소재호 회장은 “잡지는 시대를 읽는 표상이다. 100년 전 국민들에게 바른 길을 알려주고 계몽하는 길은 글쓰기를 통한 잡지의 발행이 유일한 창구였다”면서 “역사의 모퉁이에서 웅크리며 햇빛을 기다리던 기록들이 이제 어둠의 장막을 걷고 화려한 외출을 시작한다”고 소개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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