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마을의 삼재 항일정신 재조명해야
한옥마을의 삼재 항일정신 재조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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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8.19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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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관광객 시대를 연 전주한옥마을을 지켜낸 호남 삼재(三齋)의 항일정신이 광복 74주년을 맞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제침략에 맞서 국민적 경제독립운동 기치가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가장 한국적인 전통문화도시 전주 한옥마을에 일제 침략에 항거한 항일독립 정신이 깃들어 있다는 것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다 적지 않다.

본보 취재 결과 한옥마을에는 일제 탄압에 당당하게 맞섰던 최병심 선생과 이병은 선생, 송기면 선생 등 호남 삼재의 빛나는 항일 희생정신이 곳곳에 서려 있지만 제대로 조명되지 못하고 기억조차 안 되고 있다는 것이다.

1930년대 일제는 호남지역의 쌀을 수탈해 갈 목적으로 전군가도를 새로 깔고 전주성곽을 허물어 전주 4대문안에 일본 가옥을 짓고 상권을 확대하며 세 불리기에 혈안이 되었다. 이에 대항한 선비들과 상인들은 하나둘 모여 기와지붕을 얹고 약방과 양조장 등을 짓기 시작해 지금의 한옥마을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일제의 일본인 거주지 확장은 이렇게 한옥마을에 가로막혔다. 일제가 민족정기를 끊기 위해 전라선 철로 개설을 명분으로 한벽당을 철거하려 하자 이를 저지한 사람이 호남 삼재 중 한 분인 금재 최병심 선생이라는 것이다. 그는 한벽당을 세운 조선 초기 문신 최담의 후손으로 일제의 우리 문화 말살에 맞서 후학양성을 위한 서당을 건립하고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단식으로 항거하고 의병 활동을 지원했다.

고재 이병은 선생이 후학을 양성하고 항일의지를 도모하기 위해 완주 구이에서 강학을 하다 전주 향교로 이전한 남안재는 일제 강점기 민족문화를 보존하고 항일의지를 다지는 장소였다. 해방 이후에는 향교 재건을 위한 중심지 역할을 했다.

유재 송기면 선생은 유교의 생할규범을 철저하게 지켜가며 전통 유학 사상의 토대 위에 근대 유학자로서 새로운 삶의 좌표를 설정하고 후진 양성에 전념해 왔다.

전주한옥마을은 삼재가 일제 침략에 항거하면서 후학을 양성하고 우리의 문화를 말살하려는 일제의 식민지 정책으로부터 우리 문화재는 물론 선비정신과 우리 민족문화를 지켜낸 항일 독립운동의 상징인 셈이다. 삼재의 항일정신을 재조명하고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 경제독립운동의 모멘텀이 되도록 스토리텔링으로 관광콘텐츠화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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