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안전망 사각지대로 전락한 도심 속 여인숙
사회 안전망 사각지대로 전락한 도심 속 여인숙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9.08.19 17: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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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전주시 서노송동의 한 여인숙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출동한 소방관계자들이 추가 인명 수색을 위해 잔불을 제거하고 있다. 오전 4시께 발생한 이번 화재로 70~80대 노인 3명(여성 2명, 남성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최광복 기자
19일 전주시 서노송동의 한 여인숙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출동한 소방관계자들이 추가 인명 수색을 위해 잔불을 제거하고 있다. 오전 4시께 발생한 이번 화재로 70~80대 노인 3명(여성 2명, 남성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최광복 기자

 도심 속 외딴 섬 같은 여인숙에서 잠을 자던 노인 3명이 화마에 휩싸여 숨졌다. 폐지 등을 주우며 생계를 이어가던 노인들이 월 12만원의 2평짜리 ‘달방’에서 참담하게 생을 마감한 것이다.

 이번 여인숙 화재는 열악한 주거환경에 몰린 소외계층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동시에 구도심 속 빈곤층들의 주거지로 전락한 쪽방 여인숙이 사회 안전망으로부터 사각지대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참극이 발생한 여인숙은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 전주시청 인근으로 총 면적은 72.94㎡로 객실 11개로 구성돼 있다.

 이곳은 지난 1972년에 사용 승인된 ‘목조-슬라브’ 구조로 지은 지 48년이나 돼 이미 노후화된 상태며 방 한 개에 6.6㎡(약 2평)에 불과하다.

 객실마다 출입문도 나무로 돼 있고 내부는 이불을 깔고 자는 방으로만 돼 있다. 객실 중 일부는 창문이 없는 방도 있는 말 그대로 ‘쪽방 여인숙’ 구조였다.

 사고가 난 여인숙은 일반 숙박업소로 등록됐음에도 소방시설 전수조사 대상에서도 제외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972년에 사용 허가를 받은 이곳은 당시 소방법 기준인 150㎡ 이하 규모로 건축됐고 소급적용 되지 않아 전수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해당 여인숙에는 소화기와 경보형 감지기가 설치돼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숨진 이들이 가져온 폐지와 고물들이 여인숙에 가득했고 넘쳐나는 적치물들이 여인숙 통로와 골목길까지 점령한 탓이었다.

 인근 주민은 “(여인숙은) 겉으로 보기에 폐가나 마찬가지였다”며 “여인숙에서 거주하는 노인들이 3~4년 전부터 폐지 등 재활용품을 모으면서 여인숙 통로와 골목길을 가득 채워 사람 한 명이 간신히 지나갈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화재로 70~80대 노인 3명이 불에 타 숨진 채 방에서 발견됐다. 숨진 이들은 여성 2명과 남성 1명이다. 이들 대부분 폐지를 거둬가며 생계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관계자는 “시신의 훼손 정도가 심해 사망자들의 신원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새벽에 갑자기 불이 나 대피가 늦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방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여인숙 주변 주민들은 간밤의 참극으로 숨진 노인들에게 안타까운 심정을 내비쳤다.

 한 주민은 “여기서 사는 대부분이 숙소비라도 아끼고 싶은 극빈층이 대다수”라며 “기구한 사정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런 참변이 일어난 사실이 애석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승수 시장은 19일 오후 전주 여인숙 화재사고 관련 대책회의를 열어 첫째, 우선 안타까운 사고를 당하신 분들의 장례가 잘 치러지도록 총력을 다하고 둘째, 다시는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복지사각 지대 해결을 위해 노력하며 셋째, 근본적으로 여인숙 등 안전관리에서 벗어나 있는 시설들에 대한 해소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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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상 2019-08-19 19:32:11
원래촌북인간들은사람이죽고대형사고가나야아이고큰일이구나그말만한다. 유비무한 이런말하고는전혀어울리지가않는동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