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에요, 앞으로 좀 더 따뜻한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자전거 사고로 도로에 쓰러진 남성의 2차 사고를 막은 뒤 조용히 자리를 떠난 여학생의 미담이 뒤늦게 알려져 훈훈함을 안겨주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바로 전주 호남제일고 1학년 안혜인(16) 학생.
안혜인 양은 지난 11일 오후 전주시 평화동 한 아파트를 지나가던 중 자전거와 함께 쓰러져 있는 한 남성을 목격했다.
가까이 가보니 남성은 머리에서 피를 흘린 채 누워 있었고 옆에 있던 여자 아이는 발목이 자전거 바퀴에 끼인 채 울고 있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안 양은 서둘러 자전거를 인도로 이동시킨 뒤 아이의 발목을 바퀴에서 빼냈다.
안 양은 “당시 쓰러진 분이 사고 후유증으로 정신이 없어 보였고 말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여서 곧바로 119에 신고했다”며 “주변에 사람들이 있었지만 자기 일이 아니라고 그냥 지나쳐가는 것을 보고 매우 실망스러웠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안 양은 119가 도착해 쓰러진 남성과 여자 아이를 병원에 데려간 사이 직접 무거운 자전거를 들고 현장에 남아 있던 아들을 집까지 바래다 줬다.
이같은 안 양의 선행은 사고를 당해 위급한 상황에 있었던 남성의 아내가 안양이 남편을 도와준 사실을 학교에 제보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사고를 당했던 남성의 아내는 “당시 너무 경황이 없어 고맙다는 말을 미처 못해 나중에 되서야 겨우 연락을 했다”며 “그럼에도 학생은 오히려 남편과 여자 아이가 괜찮냐며 걱정스럽게 물어봤다”고 말했다.
안혜인 양은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다. 제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도움을 줬을 것”이라며 “평소 학교 선생님들의 지도와 교육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안 양은 “어렸을 적부터 꿈꿔온 경찰이 되기 위해 지금도 운동을 틈틈이 하고 있다”며 “남의 불행을 보고도 못본척 하는 사회가 아닌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따뜻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양병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