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삶
행복한 삶
  • 김동근
  • 승인 2019.08.15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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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사회는 4차 산업혁명의 변혁기를 맞아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 사회는 변화가 느렸기 때문에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간의 가치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그런데 현대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추구하는 가치나 삶의 패턴이 바뀌었다. 2000년대 들어와서는 세상 자체가 바뀌어 가고 있다. 하지만 기존 세대는 그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세대의 관점에서 젊은 세대의 삶을 이해하기 어렵다. 기성세대는 요즘 젊은 세대들이 조직이나 일에 대한 충성심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기성세대의 관점이다. 70년대생은 ‘회사 그 자체’에 충성하고, 80년대생은 ‘자기팀과 프로젝트’에 충성한다면, 90년대생은 ‘자기 자신과 미래’에 충성하는 것뿐이다.

 왜 그럴까? 젊은 세대들은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불안하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기존의 일자리가 많이 사라진다고 하니 선뜻 일자리를 잡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90년대생 대다수가 장래에도 남아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공무원이 되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며칠 전에 문제인 대통령이 젊은 세대의 삶의 방식과 경향을 설명한 책 <90년대생이 온다>를 청와대 전 직원들에게 선물하면서 “미래세대를 알아야 그들의 고민도 해결할 수 있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는 취지의 글을 적어 보냈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고, 젊은 세대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서로 연관성이 없는 두 사물을 강제로 결합시키는 ‘연결’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스티브 잡스는 ‘사물을 연결하는 능력이 바로 창의성’이라고 말한바 있다. 옥스퍼드대학의 마이클 오스본(Michael Osborne) 교수는 ‘인공지능에 의해 많은 직업군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으나 창의성과 정서지능(EQ)만 있다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젊은 세대가 살아남으려면 창의성과 정서지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현재의 교육시스템으로는 창의성과 정서지능을 키우는 것이 어렵다. 우리나라의 초·중·고 교육은 대학진학에 유리한 국·영·수 과목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아이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예체능교육은 뒷전이다. 대학에 진학해도 칸막이 전공교육이 기다리고 있다. 칸막이 전공이 취업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좋겠지만, 전공과 상관없이 취업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미래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적응해서 살아갈 수 있는 ‘배우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교육기조가 바꿔져야 한다. 초·중·고에서는 창의성과 정서지능 발달에 도움이 되는 예체능교육이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대학에서는 전공간의 벽을 허물고 학문간 융합교육 또는 통합교육으로 교육기조가 바꿔야 한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다양한 학문을 결합해 가르치면서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창의융합교육(STEAM;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s, Math)이 초·중·고와 대학간의 협업을 통해 진행되어야 한다.

 아이들의 창의성과 정서지능을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들도 생각을 바꿔야 한다. 부모들은 자녀가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잡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고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가르친다. 또 아이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지나친 관심을 보이고 아이들을 과잉보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것이 아이들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키울 수 없도록 한다. 미국 시카고대 심리학 교수였던 미하이 칙센트 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는 “자녀들이 우리 부모는 내가 좋은 대학, 직장에 가는 것에 집중하기 보다는 지금 현재 내가 경험하고 있는 일들과 감정에 더 관심이 많다.”라고 느껴야 창의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아이들의 창의성과 정서지능을 키우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도 바꿔야 한다. 일등지상주의, 획일주의, 금전만능주의 사회가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잘 살 수 있고, 존경받으며 살 수 있어야 한다. 실패하더라도 격려하고 도전을 장려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도 충분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

 젊은 세대는 우리의 미래다. 젊은 세대가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행복한 삶이란 몰입하는 삶을 말한다. 몰입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과제의 난이도를 약간 높이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때 경험하게 된다. 몰입은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도전과제를 달성했을 때 나타나는 행복감이다. 이러한 몰입을 통해 창의성과 정서지능을 한 번에 향상시킬 수 있다. 몰입은 우리 주변 가까운 곳에 있다. 사소한 일이라도 몰입한다면 얼마든지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여러 가지 취미 활동을 통해 몰입을 경험한다면 그것이 행복이다.

 김동근<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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