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의 대화시간이 필요할 때
부모와의 대화시간이 필요할 때
  • 이길남
  • 승인 2019.08.15 1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책은 소리내서 읽는 것이 좋다

  팔월의 오후, 온사방이 뜨거운 열기로 훅훅 찌는데 매미소리가 크다. 요즘들어 매미도 개체수가 줄었는지 통 소리도 없더니 어쩌다 한 마리가 목청을 높여 울어댄다.

  예전에는 여름방학 숙제로 식물채집이나 곤충채집이 있었다. 당시에는 백과사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인터넷에 물어볼 수도 없는 세상이라 친구들과 들판을 쏘다니다가 이름도 모르는 작은 풀들 몇 개를 뽑아 뿌리에 붙은 흙을 털어 도화지에 붙여서 냈던 기억이 난다. 어떤 남학생이 매미를 비롯해서 각종 곤충들을 종류별로 잡아 유리상자에 넣어와서 아이들과 함께 구경했던 생각이 난다. 요즘같으면 진드기, 뱀 등이 무서워 잔디밭에도 못들어가고 동식물을 함부로 잡거나 채취하면 안되는 세상이라 큰일날 숙제였지만 예전에는 그랬다.

  여름밤이면 모깃불을 피워놓고 평상에 둘러앉아 저녁밥도 먹고 수박을 잘라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때는 밤하늘에 별들도 참 많았는데 요즘에는 먼지가 많아서인지 별보기가 참 어려워졌다. 나중에 책에서도 읽었지만 할머니가 들려주신 견우와 직녀가 은하수를 건너 일 년에 한 번 칠석날에만 만난다는 이야기는 참 신기하고 재미났었다.

  예전과 달라 요즘에는 방학이지만 그냥 집에서 쉬기만 하는 아이들은 드물다. 아이의 미래가 걱정되는 엄마들은 아이를 학원에 보낸다. 아이가 하고 싶다고 하는 분야에 보내기도 하고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기 위해서도 보낸다. 어른들은 나름대로 늘 바쁘다보니 아이가 학원에 다녀왔는지만 확인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어떤 2018년 통계를 보니 청소년들이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이 하루 13분이라고 한다. 그것도 같이 대화하는 시간이 아니라 밥을 먹거나 TV를 시청하는 시간이라고 하니 아이의 미래를 위한 것이 정말 맞는 것일까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아기 때부터 성인이 되기 전까지, 특히 청소년기는 부모와의 대화가 정말 필요할 때이다. 부모와의 대화를 많이 하는 아이들일수록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바람직한 인간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맞벌이로 집안일로 바삐 지내는 부모에게는 힘든 이야기일 수도 있다. 아이가 자라는 동안에는 아이와 충분히 시간을 갖도록 업무량이나 시간을 조절하기도 해보면서 아이의 바람직한 성장을 돕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끼리 모여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는 어린 시절 부모가 어떻게 지내왔는지도 들려주고 틈나는 대로 책을 같이 읽어보면 좋겠다. 책을 읽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소리를 내서 천천히 읽는 것이라고 한다. 부모님이 재미있고 실감나게 책을 읽어주고 책을 늘 가까이 하는 생활을 하다보면 아이 역시 자연스럽게 책을 좋아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 아이도 소리내서 읽도록 습관을 들여주면 좋겠고 아이가 읽었던 책에 대해 뭔가 이야기를 꺼내면 그 순간에는 모든 일을 멈추고 아이에게 집중하고 대화를 나누며 칭찬세례를 퍼부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