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도, 언어 장벽도 넘어선 나눔 천사들의 자원봉사
국경도, 언어 장벽도 넘어선 나눔 천사들의 자원봉사
  • 남형진 기자
  • 승인 2019.08.0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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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기즈칸의 나라 몽골의 여름밤은 우리와는 사뭇 달랐다. 백야현상 탓에 밤 10시가 넘어서야 해가 졌고 새벽 5시면 해가 떠올랐다.

한 여름이었지만 그늘 아래 들어서면 선선한 바람이 불어 여름을 잠시 잊기도 했다. 몽골의 여름은 우리의 가을과 같았다.

하지만 밤에는 제법 쌀쌀해 전통 주거형태인 게르에서 묶을 땐 장작불을 지피는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전주시자원봉사센터(이사장 황의옥)는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대사협) 제38기 월드프렌즈 해외봉사단원 28명과 함께 지난달 13일부터 2주간 울란바토르 인근 비오콤비나트에서 해외봉사활동을 벌였다.

물리적인 거리만도 2천km가 훨씬 넘었고 말도 잘 통하지 않은 칭기즈칸의 나라 몽골에 나눔 사랑을 실천한 봉사단원들의 손길 하나 하나에는 진심이 물씬 풍겨났다.

이·미용 봉사를 맡은 김연분 대표 등 3명과 뷰티 봉사를 맡은 황민정 대표 등 3명, 취재지원에 나선 전북기자협회 소속 3명 등 19명도 봉사단에 합류하며 힘을 보탰다.

 ■해외봉사 만큼이나 힘든 준비 과정

 제38기 월드프렌즈 해외봉사단은 대학 새내기부터 사회진출을 앞두고 있는 26살까지 다양한 성격, 가치관, 경험을 지닌 대학생들로 구성됐다.

 몽골에서 이들이 보낸 2주간의 봉사활동은 결코 쉽지 않은 일정이었다.

 그만큼 봉사활동을 준비 과정 역시 녹록치 않았다. 제38기 월드프렌즈 해외봉사단은 지난 5월 합격 발표 이후 오리엔테이션과 심화교육 등 세 차례에 걸친 합숙 등을 거치며 몽골에서 진행할 봉사활동 일정 전반을 직접 스케치했다.

 이역만리 말도 통하지 않는 몽골에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서로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조율해가면서 하나 하나씩 밑그림을 그린 뒤 프로그램을 완성했다.

 김지은(한일장신대 사회복지학과 4학년·23) 씨는 “해외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대학 다니는 친구가 해외봉사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됐다면서 추천을 해서 지원하게 됐다. 솔직히 처음에는 낯선 친구들 사이에서 적응도 해야하다보니 너무 힘들어 친구가 왜 좋다고 하는지 몰랐다”며 “몽골에 와서 팀원들과 차차 적응해 나가면서 아이들 만나고 교육하다 보니 왜 친구가 좋다고 했는지 알 것 같다. 많은 도움이 됐다. 후배들한테도 추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가슴과 눈빛으로 통했던 몽골 아이들

 대사협봉사단은 몽골 비오콤비나트 10번 학교에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어와 한국문화, 보건, 체육, 미술, 과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몽골 봉사단원의 통역을 통해 프로그램 내용이 전달됐지만 몽골 아이들과 봉사단은 서로의 눈빛과 가슴을 통해 애정을 교환했다.

 타국에서 온 언니와 오빠들이 어색하지 않게 살갑게 맞아주는 몽골 아이들의 순수한 애정 표현은 고된 일정에 지친 봉사단원들에게는 청량제와 같았다.

 품에 달려들어 꼭 껴안아 주는 몽골 아이들의 모습에 봉사단원들의 몸과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기에 충분했다.

 봉사단원들은 몽골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며 아이들과 함께 생각하면서 그들의 문화와 가치관을 체험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수 있었다.

 교육봉사 체육부장을 맡아 몽골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알린 김한결(용인대 체육학과 3학년·24) 씨는 “봉사에 관심이 없었는데 지난해 우연한 기회로 학교에서 주최한 에티오피아 해외봉사를 다녀왔다. 전에는 봉사가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때 달라졌다. 아이들한테 많은 것을 배우고 추억도 생기는 등 좋았던 기억이다”며 “이번 해외봉사 역시 좋은 기억으로 앞으로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더 많은 교류, 발전을 위한 초석

 올해로 설립 20주년을 맞이한 전주시자원봉사센터는 몽골 비오콤비나트와 10년의 교류를 기념해 전주형 버스승강장 및 탄소발열의자를 몽골에 선물했다. 겨울철 영하 30~40도를 오르내리는 혹한을 고려해 지원된 탄소발열의자는 유니온CT가 후원해 마련됐다.

 체른덜거르 12동장은 지난달 25일 진행된 버스승강장 기증식에서 “오늘 와주신 분들께 좋은 날에 인사를 드린다. 아시아 대표를 하는 버스승강장을 이곳에 만들어줘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주민들 역시 이곳 버스승강장을 사용하면서 그 마음을 이어갈 것이다”고 화답했다.

 이날 전주시자원봉사센터와 전북기자협회는 버스승강장 기증에 이어 몽골 울란바타르대학과 사랑실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전북기자협회는 몽골 현지 자원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전주시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울란바타르대학은 자원봉사 수요처 정보와 편의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전주시자원봉사센터는 울란바타르대학과 아동복지설에 장학금 180만원을 전달한 것은 물론 분리수거함을 제작해 기증했다.

 지난 1995년 한국인들이 설립한 울란바타르대학은 5개 단과대학 22개 학과가 있으며 한국어교육과 한국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전주시자원봉사센터 황의옥 이사장은 “몽골 비오콤비나트는 전주시와 물리적으로 2천km가 넘게 멀리 떨어져 있지만 우리의 마음속에는 아주 가까운 이웃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교류를 통해 한국과 몽골, 전주와 비오콤비나트가 더 친밀해지고 나아가 양국이 함께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남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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