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산고 사태로 본 전북 고교교육의 미래 <4>
상산고 사태로 본 전북 고교교육의 미래 <4>
  • 김혜지 기자
  • 승인 2019.08.0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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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학생들이 생각하는 공교육 방향 “공교육, 대학진학 목표로 끝나선 안돼”

<5명 학생과 좌담회(2)>
학급당 학생수 줄여 모둠활동·토론수업 진행 바람직
적성·꿈 찾아주고 진로탐방 주간프로그램 정착했으면
스스로 난이도 선택 학점제 도입땐 긍정적 효과 기대
지난 4일 군산시의 한 카페에서 전북 고교생들이 공교육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다.   전북도민일보 DB.
전북 고교생들이 올바른 방향의 공교육 개편을 응원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최광복 기자

전북지역 학생들은 현 공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대입 진학으로만 귀결되는 시스템이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방대한 학습량과 높은 난이도의 교과목을 배우는 것이 과연 앞으로의 인생에 필요한 일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도내 학생들은 우리나라 공교육이 다수 학생들을 4년제 대학에 보내는 데에 목표를 두지 말고 학생 개개인의 적성과 진로를 고려해 장기적으로 인생 설계를 할 수 있는 혜안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4일 진행된 도내 고교생 5인 좌담회에서는 향후 공교육이 나아가야할 방향과 그에 필요한 교육운영 방식 등에 관해 다양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도내 학생들은 우선 학급당 학생수를 줄여 학생 개개인에 대한 교사의 관심도를 높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유정민 학생(전주여고 1)은 “중학교 때에는 학급당 학생수가 적어서 담임교사가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두고 있었고, 모둠활동, 토론수업도 원활하게 진행돼 학교 다니는 게 즐거웠다”며 “고등학교에 올라오니 한 학급에 30명이 넘고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이름을 다 못외우는 경우도 있다. 교원 수급을 확대에 학생 개개인에 대한 교사들의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현 일반고 교육과정, 수업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에는 다수가 공감했다. 학생들이 막연히 수능을 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닌 자발적으로 학문에 대한 탐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민재 학생(군산고 3)은 “대한민국 고교생이 배우는 교육과정 수준은 세계적으로 높기로 유명한데 그에 비해 노벨상 수상자 등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인재 배출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험문제를 어렵게 출제해서 변별력을 높이는 데에만 치중돼 있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하고, 고등학교 때 기본지식을 쌓고 대학에서 깊이 있는 학문을 배울 수 있는 단계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김비취 학생(군산중앙여고 3)은 “경영학과에 뜻을 두고 대입을 준비하고 있는데 국제경제 관련 수업을 듣고 싶었다. 하지만 현행 일반고 교육과정에서는 들을 수 없는 상황이다”며 “다른 학교에서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을 통해 운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문의했지만, 지역요건과 수강생 인원 등의 문제로 들을 수 없었다. 시대적 흐름에 맞는 교육방식인데 할 거면 많은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하고 개방해 제대로 운영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반고에서도 학생들이 스스로 진로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을 줘야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경남 학생(영생고 3)은 “학교에서 꿈끼탐색주간을 운영하는데 효과적이다“며 “통일분야와 북한학과에 관심이 많은데 이 기간 동안 구체적인 대학진학 계획부터 나의 인생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었다. 아직 꿈을 찾지 못한 학생이라면 자신의 적성이 뭔지 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모든 일반고에 이같은 시간이 제공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나온 수월성 교육에 대해선 학생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최근 교육부가 제시한 고교학점제는 우려감과 함께 기대감을 보였다.

김비취 학생은 “학생들의 실력을 테스트해 서열화하는 것은 반대다. 차라리 스스로 자신의 수준을 알고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개념, 심화수업을 각각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면 차별이라고 느끼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방향으로 고교학점제가 정착된다면 긍정적인 효과를 보일 것이다”고 했다.

이솔 학생은(군산고 3) “중학교 때 정규수업 외에 자습을 하지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계획을 짜도록 했다”며 “인터넷강의를 듣고 싶으면 듣고 체육·예술, 외국어수업 등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학생들의 진로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교과목이 개설된다면 고교학점제의 실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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