夏, 무주! 33경과 함께 시원하게 여유를 말하다
夏, 무주! 33경과 함께 시원하게 여유를 말하다
  • 장수=송민섭 기자
  • 승인 2019.08.0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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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더위’라는 말이 벌써 실감이 난다. 한낮이면 실내는 선풍기를 돌리던 에어컨을 켜야 뭘 해도 할 수 있으니 실외기 빵빵 돌아가는 문밖은 그야말로 찜통. 차오르는 기온 탓에, 도심의 열기 덕에 6월은 한여름이 된 지 오래다. 장마는 끝났지만, 아직도 습도까지 더해 여름나기가 걱정이다.

 한창 휴가시즌으로 도시민들은 시원한 곳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농가주택, 시원한 계곡, 쾌적한 산이 산적해 있는 무주로….

 시원하게 여유를 말할 수 있는 무주로….

 하(夏)! 더울 땐 무주가 답이다. 

 ◆전설 따라 어사길

 거리:어사길 초입~백련사(5km)

 구간:어사길 초입 ->인월담->사자담->청류동->비파담->다연대->구월담->금포탄->호탄암->청류계->안심대-> 신양담->명경담->구천폭포->백련담->백련사 소요 시간 : 2시간 40분여분

 구천동 계곡길(어사길)은 어사길 초입부터 인월담과 사자담, 청류동, 비파담, 다연대, 구월담, 금호탄, 호탄암, 청류계, 안심대, 신양담, 명경담, 구천폭포, 백련담으로 해서 백련사까지 이어지는 여정으로 암행어사 박문수가 구천동에서 자신의 위세만을 믿고 이웃들에게 횡포를 부리던 자들을 벌하고 사람의 도리를 바로 세웠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무주구천동의 대표 하천지형을 제대로 볼 수 있으며 옛길 등 구간 구간에서는 역사를 담은 이야기들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자연 그대로 옛길

 옛길은 덕유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이전에 인월담 일원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사용하던 길을 복원한 곳으로, 자연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천천히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탐방객 스스로 자연생태계와 문화자원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한 자연 관찰로라는 점, 관광을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길이 아닌 말 그대로 옛길을 복원한 곳이라는 점에서 다른 길들과는 차별성을 갖는다. 지역주민들이 사용하던 오솔길과 돌계단을 그대로 살려 훼손을 최소화한 것. 그 자연스러움이 바로 구천동 옛길의 매력이다.

 옛길을 따라 걷다보면 1960년대 최고의 명성을 떨쳤던 한성여관의 옛 터도 볼 수 있으며 곳곳에서 보여 지는 집터와 돌계단들이 당시의 자취를 생생하게 전해준다. 하이라이트는 인월담을 지나 비파담까지 구간. 물소리 넘쳐나는 맑은 계곡을 바로 옆에 두고 걸을 수 있어 숲이 주는 청아함과 계곡 길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 느릿느릿 숲 속을 걸으며 물소리와 새소리의 청아함에 취할 수 있는 기회가 바로 구천동 옛길 위에 있는 것. 여름철의 무성한 수풀과 맑은 물은 삼복더위를 잊게 해주는 구천동 계곡 길에서 만나는 절경들을 만끽해보자.

 구천동 산속에 펼쳐진 절경에는 일사대와 파회와 어깨를 겨루는 구천동 3대 명소 중 한 곳으로 신라 때 인월화상이 절을 짓고 수도하던 곳이라 해서 인월담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반석위로 쏟아지는 폭포수가 소를 만들고 다시 바닥에 깔린 암반 위로 미끄러져 비단폭을 이룬다.

구천동 33경 중 17경인 사자담은 사자목에 살던 사자가 내려와 목욕을 즐기던 곳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사자의 형상을 한 바위가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안으로 홈을 이룬 암반 위로 맑은 물이 얇게 깔려서 흐르는 청류담은 가을에 단풍이 짙으면 그 물이 붉게 변해 주변 일대가 별천지가 되며 옛날에 선녀들이 내려와 비파를 타며 놀았다는 전설과 함께 비파 모양을 닮은 비파담이 있다.

 구천동을 참승하던 옛 선인들이 비파단으로 미끄러지는 옥류(玉流)에 감탄하며 차를 끓여 마시면서 심신의 피로를 풀었다는 다연대는 비파단과 연계된 기암 명소다.

월음령 계곡과 백련사계곡에서 흘러온 물이 합류하고 쏟아내는 폭포수가 담을 이룬 구월담은 형형색색의 암반이 맑은 물에 잠겨 있어 가을 단풍이 곱게 물들면 더욱 아름답다.

 여울진 암반을 타고 흐르는 물소리가 심산유곡의 바람소리와 함께 어우러지면 마치 탄금소리와 같다고 하여 붙여진 금포탄을 지나면 구천 계곡 중 유일하게 향적봉을 볼 수 있는 곳 호탄암은 산신의 명으로 특약을 구하러 가던 호랑이가 소에 빠져 100일간 꼼짝 못하고 울부짖기만 했다는 전설이 있다.

 호탄암에서 안심대까지 이어지는 1.1km 구간의 계곡은 울창한 수림과 기암괴석 사이로 흐르는 맑은 물이 비경을 이룬다.

 구천동과 백련사를 오가는 행인들이 개울물을 안심하고 건너다니는 여울목 안심대는 기암사이로 쏟아지는 폭포수와 맑은 물이 아름다워 덕유산을 오르는 탐방객들의 휴식공간이 되고 있다.

안심대에서 200미터를 더 가면 속칭 새양골이라고도 부르는 신양담은 숲 터널로 이어진 구천계곡 중 유일하게 햇빛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길 아래 기암과 맑은 담이 펼쳐진 아름다운 곳이다.

 여울목에 잠긴 물이 거울같이 맑은 명경담을 따라가다 보면 층암을 타고 쏟아지는 2단 폭포를 볼 수 있으며 자연이 창조한 예술작품으로 옛날 천상의 선녀들이 무지개를 타고 내려와 놀았다는 구천폭포가 있다.

구천폭포에서 0.2km 지점에 위치한 백련담은 연화폭(蓮華瀑)을 거친 맑은 물이 담겨 못을 이루고 흘러간다.

 덕유산 정상을 오르는 탐방객들 휴식처 백련사는 덕유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으며 신라 때 고찰로 가을철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면 만산의 홍엽이 일품이다.

 무주=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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