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권순범 전주지검장 인터뷰
신임 권순범 전주지검장 인터뷰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9.07.31 2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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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범 전주지검장이 31일 전주시 전주지방검찰청 대강당에서 열린 제66대 전주지검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최광복 기자

 제66대 권순범(52·연수원 25기) 신임 전주지방검찰청 검사장이 31일 취임식을 갖고 직무에 들어갔다. 권순범 전주지검장은 “전주지검은 국가검찰이지만 전북도민을 위한 지역검찰이기도 하다”면서 전북지역의 안정과 발전을 가로막는 고질적 병폐를 치유하고, 인권을 중시하는 검찰상을 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임 권순범 전주지검장으로부터 향후 검찰권 행사와 전주지검 운영 방향 등에 대해 들어본다.
 

 ▲전주지방검찰청에 부임한 소감은

 - 검사생활을 20여 년 하면서 전북에서 근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인연이 닿아 전북에 근무하게 됐습니다. 인사발령 받은 뒤 취임사를 준비하다보니 전북에서 배출된 법조 삼성(法曹 三星) 세분의 말씀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전주지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전북은 타지역에 비해 더 발전해 나가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며 더불어 전주의 발전을 함께할 수 있는 각오를 다져봅니다.

 앞으로 여러 가지 일을 진행하는 가운데 잘하는 부분은 격려해주시고 미흡한 부분은 애정 어린 비판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내년 21대 총선, 선거 사범 수사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 전주지검 뿐만 아니라 전국 검찰이 마찬가지겠지만, 선거사범은 소속, 정당, 신분, 지위, 당선·낙선 여부를 가리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게 수사하고 엄중히 처리해야 합니다. 덧붙이자면 혐의가 입증되지 않은 사안임에도 상대 정당을 고소·고발한 건을 장기간 수사해 간접적으로나마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

 반대로 혐의가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증거수집이 용이한 사건도 신속히 처리하지 않고 처리를 늦추는 바람에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혐의가 인정돼도 당선되면 그만인 게 아니라 끝까지 책임 묻는 게 검찰의 역할입니다.
 

 ▲검찰 생활 동안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다면

 - 20여 년 검사 생활을 했지만 이거다고 내세울 만한 게 없습니다. 떠오르는 사건이 몇가지 있지만 이미 수사가 끝나서 재판이 완료된 사건을 다시 거론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법무부 정책기획부서에서 다년간 근무했는데 대검 인권부를 신설하는 작업이 기억에 남습니다. 형사재판 등을 인권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니 절차 과정에서 부족한 틈이 많이 보였습니다. 하루 아침에 빈틈 메우기가 어렵지만 인권부가 대검에도 생겼고 점진적으로 인권친화적인 환경이 구축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그간 전주지검은 직접수사를 줄여왔습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지

 - 전임 윤웅걸 검사장은 소신이 강하신 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2년전 윤 검사장이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근무할 때 많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분의 소신에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검찰이 직접수사를 반드시 해야 하는 부분은 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까지 하게 되면 심판의 역할 뿐만 아니라 선수 역할까지 하게 됩니다. (직접수사) 한 사건을 잘 처리해도 다른 사건에서 옳지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어서 전체적으로 자제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검찰 전체를 보더라도 과거보다 직접수사 총량 많이 줄었습니다. 구체적인 보고를 받아야 알겠지만 기본적인 방향에 있어서 세부적으로 보완할 것이 있으면 보완하고, 전주지역 현실과 맞지 않은 부분이 있으면 과감히 포기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계속 고민하면서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만성지구 시대. 새 청사 이전 준비 상황은.

 -청사 이전 상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보고받지는 않았지만 연말이면 이전이 가능하다고 들었습니다.

  신청사로 이전하는 것을 계기로 전주지검 구성원들이 옷만 새로 바꿔 입는 게 아니라 새 옷을 입고 그에 걸맞게 의식도 함양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논의하겠습니다.
 

 ▲ 직원과 도민에게 당부 또는 약속드리는 말씀이 있다면

 - 취임사를 통해 말했지만 우리가 행복해지지 않으면 국민에게 행복을 주기 어렵다는 부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행복해지기 위해선 버릴 건 버리고 집중할 건 집중해야 합니다. 이에 사건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업무를 기계적으로 처리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건 하나 하나에는 개개인의 사연이 담겨 있습니다. 이를 기계적으로 처리한다면 불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앞서 말했지만 우리 검찰은 강한 자 앞에선 엄격하고 약자 앞에선 자비를 베푸는 검찰이 돼야합니다. 이를 지킨다면 검찰을 바라보는 전북도민은 ‘ 속이 시원하다, 통쾌하다, 인간적이다, 살맛 난다’라는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불어 전주지검도 지속적으로 도민과 소통하면서 상생하고 서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권순범 신임 전주지검장 > 

 신임 권순범 전주지검장은 서울상문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35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찰에 입문했다.

 서울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대검찰청 연구관, 광주지검 해남지청장, 법무부 형사법제과장, 대검정책기획과정,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장, 대검 검찰연구관(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을 지냈다. 지난해 검사장으로 승진한 뒤 대검 강력부장과 인권부장을 역임했다.

 권 전주지검장은 탁월한 기획력과 추진력을 갖춘 형사법제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높은 책임감과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조직원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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