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의 덕목
신입사원의 덕목
  • 박종완
  • 승인 2019.07.31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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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누구에게나 잊지 못할 강렬했던 첫 경험과 느낌들을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필자도 오래전 시골에서 도회지로 유학을 떠나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처음으로 건설회사에 출근하던 날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아끼고 아껴 거금을 주고 샀던 한 벌뿐이었던 정장을 폼나게 차려입고, 막연한 두려움과 설렘으로 가득했던 첫 출근길이었다.

 첫 출근길 회사건물을 마주하고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가슴을 진정시키며 조심스럽게 출입문을 들어서며 밀려왔던 수많은 생각들과 그리고 앞으로의 각오들을 마음속으로 되뇌었었다.

 직장 내에서는 패기에 찬 신입사원답게 어떤 일이든 솔선수범하려 노력하였고,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선배들에게 잘 보이려고 애를 썼으며, 주어진 과업은 어떻게든 시간 내에 완수하기 위해 야근을 밥 먹듯이 했었는데 그때는 참 열심히도 일했던 기억들이다.

 그런데 어느덧 세월은 유수와 같이 흐르고 흘러 신입사원이었던 그때의 필자가 지금은 한 직장의 대표가 되고 보니, 요즘 세대들에게는 그 시절 이야기가 어느새 까마득한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린 듯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어릴 적 할머니에게 호랑이 담배 피우던 옛날이야기를 듣고 자란 기성세대와 태어나자마자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서핑을 즐기며 자란 요즘 세대와의 문명차이라고나 할까? 더구나 요즘은 4차 산업혁명시대라 하지 않던가!

 한때 기계가 인간의 근력을 대신했고 컴퓨터가 두뇌를 대신하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하는 복합, 융합시스템을 통해 상상 속의 세상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사회인으로서 첫 직장에 첫발을 내딛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는 과연 어떤 자세와 덕목이 필요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은 기술과 문명의 변화에 따라 요즘 직장인이 갖춰야 할 자세나 덕목도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필자는 이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물론 새로운 문명시대에 필요한 지식과 급속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로 하겠지만, 여전히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이나 요즘 시대에도 변치 않는 직장인의 덕목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대부분 사람들은 어느새 익숙함에 속아 주변의 소중함을 잊어버리기 마련이지만, 4차 산업혁명시대에도 여전히 사람이 중심이며 우리들 역시 주변의 수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세상일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여름방학을 맞아 협약을 맺은 대학교에서 건축학도들의 현장실습을 의뢰하곤 하는데, 실습생이나 신입사원들에게 필자가 꼭 빼먹지 않고 강조하는 기호(? ! →ㆍ)가 있다.

 자신이 맡은 과업에 호기심과 열정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며, 호기심과 열정으로 문제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묻고 또 연구에 몰두하여야 할 것이며, 그래야만 의문의 알을 스스로 깨고 들어가 그 중심에 닿는 진정한 깨달음의 희열을 느낄 수 있다는 배움과 경험을 사회초년생들에게 전달해 주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처음 시작하며 가졌던 설렘과 각오도 시간이 지나고 환경에 익숙해지면 어느새 온데간데없어 지고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하고 어려운 일들은 서로 맡지 않으려 온갖 핑곗거리를 찾게 된다.

 더구나 시대가 다르고 생각이 다른 요즘의 젊은이들에게는 마이동풍(馬耳東風)일 것이나, 그래도 직장선배로서 첫 직장에 첫 출근하는 신입사원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한마디가 있는데 그것은 뜨거운 열정과 드높은 희망 그리고 애사심을 가지라는 것이다.

 더불어 직장생활은 물론 인간관계에서의 성공을 위해 직장인이 꼭 갖춰야 할 또 하나의 소중한 덕목으로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이라는 공자님 말씀을 꼽고 싶다.

 사람들은 내가 싫어하는 일들은 남이 대신 해주기를 바라지만, 정작 내가 싫은 일은 남들도 모두가 싫어할지니, 결국 스스로 싫어하는 일을 솔선수범하는 자세야말로 예나 지금이나 변치 않는 성공의 덕목이 아닐까 싶다.

 박종완 계성 이지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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