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부실 민낯 드러낸 한빛원전
총체적 부실 민낯 드러낸 한빛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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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7.3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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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과 인접한 한빛원전에서 초대형 공극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총체적 부실 공사 의혹이 커지고 있다.

최근 점검이 진행 중인 한빛 4호기 격납건물에서 94개의 공극이 발견됐다고 한다. 이번에 발견된 공극들은 가로 331㎝, 세로 38~97㎝, 깊이 4.5㎝에서 157㎝의 크기로 초대형 공극이 포함됐다. 격납건물 전체가 벌집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건 아닌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격납건물은 두께가 168㎝이다. 최대 깊이 157㎝ 공극이 발견됐다는 것은 사실상 11㎝의 얇은 두께로 30년 가까이 버텨왔다는 뜻이다.

앞서 점검이 이뤄진 한빛 3호기에서도 94개의 공극이 발견된 바 있다.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빛원전은 하드웨어 측면의 부실 공사뿐만 아니라 운영상의 소프트웨어 측에서도 커다란 허점을 잇따라 노정(露呈)했다.

지난 5월 한빛 1호기에서는 원자로 출력 계산 오류, 무자격자 원자로 제어봉 운전과 조작 미숙 등으로 원자로 출력이 급상승하는 긴박한 상황이 발생했다.

심지어 운영지침서대로 원자로를 운행 정지하지 않았다. 총체적인 운영 부실이 아닐 수 없다. 전국 최초로 특별사법경찰관이 조사에 투입되고 역대 3번째로 핵발전소 사용정지 명령이 내려졌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11월 한빛 3호기 격납건물 내 전기 콘센트 사고를 비롯 올해 7월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건조기 내 화재 사고, 한빛 4호기 증기발생기에서 망치 발견, 격납건물 철판 부식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졌다.

부실 공사 징후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데다 각종 사고와 고장이 끊이지 않으면서 국민적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빛핵발전소 대응 호남권 공동행동은 그제 기자회견을 갖고 “한빛 1, 3, 4호기를 즉각 폐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노후화에 부실 공사 덩어리인 불안한 한빛원전을 당장 폐쇄하고 반복되는 사건·사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처럼 좁은 국토에서 체르노빌 같은 원전 사고가 발생한다면 국가적·국민적 대재앙을 피할 수 없다.

한수원과 원안위는 철 지난 엘피판처럼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해선 국민적 불안감을 해소할 수 없다. 신뢰와 믿음을 줄 수 있는 안전대책이 나와야 한다. 그럴 수 없다면 더이상 한빛원전을 가동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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