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서점] 림보책방에서 함께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요
[동네서점] 림보책방에서 함께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요
  • 이휘빈 기자
  • 승인 2019.07.2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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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고산면의 림보책방은 간판이 크기에 오히려 잘 눈에 띄지 않는다. 계단을 올라 문을 열자마자 카페 같은 주방이 눈에 들어왔다. 넓은 책장 공간 사이로 소파와 TV, 회의실 안에는 벙커식 침대, 거기다 옥상정원까지, 책방 림보는 책방과 동시에 청년들의 아지트였다. 그야말로 책, 장소, 읽는 자세까지 자유로운 책방이다.

“고산면에서 림보책방을 운영하는 통통입니다”

책방지기 홍미진(33) 씨는 본명보다 자신의 별명 ‘통통’을 많이 부른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기자가 책방의 정체성에 대해 묻자 홍씨는 “물론 책방이죠” 라며 미소를 보였다.

홍씨는 서울에서 나고 자랐지만 방학때마다 안성에서 시간을 보낸 경험이 자신을 풍부하게 만들었다며 귀촌의 이유를 밝혔다. 서울에서 출판사를 다니면서 보낸 시간보다 자연에서 보내는 시간이 행복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때마침 완주군이 청년공간 준비를 시작하던 시기에 홍씨도 서점을 열 공간을 알아봤다. 뜻이 맞아 완주 청년공간과 같이 운영하기로 결정한 후 작년 4월부터 청년공간과 림보책방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다.

“전 어렸을 적부터 장사놀이를 해도 책방을 한 만큼 서점을 꼭 내고 싶었는데, 막상 공간을 기획하니까 우리 지역 청년들의 쉼터가 필요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완주군 청년들의 의견을 다 들으며 공간을 꾸몄죠”

‘림보’는 라틴어로 경계, 중간지대라는 뜻으로 이 의미가 확대되어 가톨릭에서는 연옥(煉獄)을 뜻하지만 홍씨는 이곳저곳에 속하지 않는 모든 이들이 가능성을 갖고 오라는 바람으로 ‘림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렇게 림보책방은 다양한 문화적 중간지대처럼 공유 부엌, 도서 관람석, DVD 카우치존, 회의실과 낮잠을 위한 다락, 야외 정원이 탄생했다. 홍씨는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편히 책을 읽거나 영화감상, 댄스연습, 뜨개질 등 소모임을 할 때 만족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독서모임을 할 때도 맞춤형 독서가 가능해요. 왜냐하면 마을이 작으니까 누군가가 ‘시를 공부하고 싶어’라고 하면 주변분들과 연락해서 시 읽는 독서모임을 만들 수 있죠. 참여율도 높고 무엇보다 모임을 참여한 사람들 끼리 자주 연락하며 정이 쌓여 좋아요”

지역 서점과 문화의 공간의 연계를 통해 다양한 모임을 참가하고 운영하면서 그녀는 지역 서점의 사랑방 역할을 즐기게 되었다. 그래서 출근부터 퇴근까지 항상 ‘놀이를 하는 아이의 기분’을 안고 간다고 했다.

앞으로 홍씨는 개인적으로는 서지학 공부를 새로 시작해 책을 분류하고 들여놓는 일을 공부하겠다고 했다. 또 지난 주말에 연 ‘책방별밤캠프’의 호응이 좋아 이번 여름에 추가 캠프를 준비하고, 서점 내 사회과학 서적의 비중과 홍보도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년들과 함께하는 림보책방은 매일을 행복하게 할 수 있게 매일 준비할 거예요”

계단을 내려와서도 자주 뒤를 돌아보게 되는 림보책방에 앞으로 어떤 꿈 많은 이들이 방문할지 궁금해졌다.

 이휘빈 기자

 

 <림보책방 : 완주군 고산면 고산로 100 2층(김밥천국 2층) / 운영시간 :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매주 월요일 휴무)>  

 책방지기가 추천하는 책

 <철학자와 하녀 / 출판사 메디치미디어/ 작가 고병권>  “작가는 옛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의 일화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탈레스와 그 모습을 비웃은 땅을 살피는 하녀에 대해서 모티브를 땄다고 했습니다. 이상적인 앎(철학자)과 현실적인 삶(하녀)가 서로 공존해야 하며, 사회의 약자들은 어째서 서로를 위해 공존의 노력을 펼치는지, 문제에 맞서서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 지 등을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철학’이라는 제목에서 어려움보다 재미가 더 많음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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