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절약, 사소하지만 큰 힘
물 절약, 사소하지만 큰 힘
  • 이강환
  • 승인 2019.07.2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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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태풍 다나스(DANAS)가 남부지방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하여 많은 지역에 태풍 및 호우 경보가 발효되었지만, 대륙에 근접하면서 태풍의 세력이 약해져 소멸하였다. 그렇게 태풍이 지나간 이후에는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폭염현상이 나타나 연일 30도를 웃돌면서 도시를 한증막으로 만들고 있다. 몇 년 전 전라북도는 물론 전국적으로 대대적인 가뭄을 겪었다. 선제적인 대응에도 오랜 기간 계속되었던 극심한 가뭄은 아직도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하다. 그래서 우리는 올해도 발생할지 모를 물 부족 현상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을 미리 강구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세계 평균 807mm보다 470mm나 많은 1,277mm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한반도에 내린 비나 눈 대부분은 바다로 흐르거나 대기 중으로 증발하지만, 육지에 머무는 물의 양은 그 정도만으로도 충분해서 국민들이 사용하기에 적당하다고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항상 물 부족 문제에 봉착해 있다. 아마도 물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연평균 강수량의 3분의 2 이상이 장마철에 집중적으로 내리고 지형적으로 산의 계곡부가 짧고 가파른 우리나라의 특수한 기후 및 지형은 물을 합리적으로 관리하기가 어려운 조건이다. 그래서 물을 관리하기 위한 방편으로 강구한 것이 인공댐이었다. 충분한 물 공급을 위해 필요한 방법이긴 하나, 인공댐으로부터 지속적인 물 공급을 받기란 생각보다 어려울 뿐 아니라 댐 하나를 건설하는 데 대략 10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부터 서두른다 하더라도 최소 10년 후에나 그 혜택을 보게 될 것이다.

 그래서 효율적인 물관리를 위해 단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가장 쉬운 해결책은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물을 아껴 쓰는 것이다. 2017년 환경부가 발표한 우리나라 한 사람당 하루 사용량은 282L로, 독일(150L), 덴마크(188L)에 비하면 거의 2배가 되는 양의 물을 사용하고 있다. 각 나라와의 1인당 국민소득이 동일하다는 기준에서 비교한 이 수치는 문화적, 환경적 차이에도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월등히 많은 양의 물을 소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이처럼 물은 너무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일상에서 물 절약을 실천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평소에 양치 컵을 사용하고 수도꼭지 잠그기를 생활화하며 옷은 한꺼번에 모아서 세탁하고 세수한 물은 재사용하는 등 생활에서 물을 아끼는 자세는 사소하고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국민들이 다함께 실천한다면 무시할 수 없는 큰 힘을 발휘할 수가 있다.

 최근 인천의 붉은 수돗물 사태로 70만명에 이르는 지역주민과 150여개의 학교가 식수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피해를 입은 사례는 우리에게 물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는 동시에, 물 재해에 대한 경고라고 생각한다. 수돗물은 마르지 않는 샘물 같은 것이 아니다. 한없이 깊었던 댐이 바닥을 드러내듯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물 절약을 실천하지 않으면 언젠가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지 않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물을 절약하지 않으면 가까운 미래에 물 기근으로 인한 재해가 분명히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물 절약을 실천해야만 한다. 우리의 작고 사소한 노력이 모여 거대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오늘부터 사소한 움직임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이강환<한국농어촌공사 전북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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