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잡힌 삶은 자연의 섭리 향할 때 성숙되어 간다
균형잡힌 삶은 자연의 섭리 향할 때 성숙되어 간다
  • 채병숙
  • 승인 2019.07.24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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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인들은 건강이란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닌 웰빙을 의미하고 있음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고, 자기계발을 위해 투자하는 것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저녁이 있는 삶과워라밸(워크라이프 밸런스) 등 균형 있는 삶에 관한 의식은 더욱더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많은 현대인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지나친 염려와 두려움으로 방향을 잃은 채 여전히 쉼 없이 바쁘게 달려가고 있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서로 비교하고, 우월감과 열등감의 희생양이 될 수 있는 한 줄 세우기에 지쳐만 간다. 높은 성취도와 효율성을 위해 삶의 안녕을 담보로 삼으며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 일과 시간에 쫓겨가면서 주로 외부와 단절된 빌딩숲에 갇혀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자연의 섭리는 균형을 잃은 위태위태한 우리의 삶에 있어서 절대적 희망이요 지혜라 할 수 있다. 자연은 우리의 삶의 균형에 있어서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일용할 양식에 충실하라고 요구한다. 자연은 우주의 끝없는 변화, 음양 대립의 조화, 그리고 성장과 응축의 과정 속에서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면서, 자생력, 정화력, 회복력과 창조력 등에 있어서 절대적 균형을 이룬다. 산과 바다 그리고 그 외의 지구의 생태계에서 그날그날 강렬한 햇살은 비추고 있고, 자연의 냄새, 소리, 빛깔, 바람 그리고 에너지는 필요할 때 작용하며, 공정한 방식으로 에너지의 이동과 물질순환을 통하여 부족하거나 넘치지 않는 역동적인 생명현상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는 옥상정원, 인공 생태계, 인공폭포 등의 자연을 담은 인위적 경이로움에 박수를 치지만, 자연은 인간이 만든 불완전함과 교만한 자연 파괴로 세워진 우리들의 성과를 여지없이 무너뜨리고 그의 방식으로 균형을 이루며 새롭고 완벽하게 단장한다.

 자연은 인간에 의해 형성되어온 가치관의 오류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스러움의 호연지기를 지닐 때 균형 잡힌 삶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자연은 필요 시에만 생산하고, 바쁘게 속도를 내지도 과욕을 부리지도 않으며, 쓸모없다고 버리지도 않는다. 우열을 가려 비교하지도 않으며, 한 나무에서도 다양한 초록색을 띠듯이 획일화를 요구하지도 않는다. 각종 자극에 대하여 완충력을 지니며 미래지향적인 상태로 회복시키면서도 그 든든한 능력을 뽐내지도 않는다. 미숙함에서 벗어날 때까지 기다릴 줄 알며, 서로 빈자리와 틈새를 만들어 주면서 배려를 통해 상생한다. 옳고 그름 그리고 내편 네편 등으로 편가르기가 통하지 않는다. 불평, 불만, 비난 그리고 지나친 걱정은 자연 속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또한 자연은 건강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에게 자가 치유력이 작동하도록 하여 균형 잡힌 삶에서 일등공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무엇보다도 건강을 위해서는 자연 치유력이 유해한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라고 강조하였고, 자연의 순리를 말하는 도가사상에서는 인간과 자연의 잠재력이 회복될 때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고 하였다. 자가 치유력은 자연의 섭리에 따르는 균형 잡힌 삶에서 극대화됨을 보여준다. 예를 들면, 자연의 햇빛과 밤에 자는 수면에 의해 더 많은 양이 합성되는 멜라토닌은 강력한 항산화작용, 항염증작용 그리고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생산능을 회복시키는 자가 치유력을 극대화 한다. 만성 스트레스나 스트레스성 과로로 인하여 부신이 불충분하게 작용하게 되면, 자극에 대항하는 강력한 천연 항염증작용이 있는 코르티솔이 지속적으로 정상이하의 낮은 혈중농도를 유지하면서 결국 자가치유력 저하에 따른 만성질환에 대한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웃음은 면역세포(NK cell) 활성을 높여암억제 작용을 가지며, 화나 공포와 같은 부정적 감정은 자연회복력을 저하하지만 소망, 평화 그리고 참 기쁨 등 긍정적 감정은 회복력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들은 잿빛사나이에 의해 일과 시간에 쫓겨 살아가면서 시간을 점점 도둑맞게 되고 여유와 일상의 작은 웃음과 유쾌함을 잃게 되지만, 모모가 그 시간을 멈추게 함으로써 원래대로 찾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오늘 지친 나는 자연과 함께하는 경이로움의 순간을 만끽하면서, 자연으로부터 얻는 분복을 누리는 자연의 하나이고 싶다.

 채병숙<우석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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