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나 리드싱어 이승규의 자전적 수기 (28) 영광의 뒤안길 Ⅱ
코리아나 리드싱어 이승규의 자전적 수기 (28) 영광의 뒤안길 Ⅱ
  • 김재춘 기자
  • 승인 2019.07.2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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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어령 문화부 장관으로부터 훈장을 받으면서 우리 멤버들은 또다른 감회에 젖어 들었다.

 돌이켜보면 영욕의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갔기 때문이다. 서울올림픽 공식가요를 부르게 되기까지의 우여곡절과 서울올림픽이 끝난후에도 온갖 구설수에 오른 일 등이 하나하나 여상으로 떠올랐던 것이다.

 물론 국내 여론의 빗발치는 비난속에서 당시 朴世直 서울올림픽조직위원장이 굴복했으면 ‘손에 손잡고’는 탄생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여튼 우리들이 88년 9월12일 서울 김포공항에 도착하기까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았고, 그후의 체류과정에서도 조직위나 기타 관계기관에서 어떤 후원도 받지 않았다.

 왜 이런 얘기를 굳이 하느냐고 묻겠지만 당시 항간에서는 코리아나가 5억원을 받았다는 10억원을 받았다느니 온갖 악성루머가 떠돌았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항공료를 비롯 숙식비 등 일체를 자비로 부담했으며, 대형트럭 2대분인 악기와 백밴드 18명의 모든 것을 자체 해결했다. 다시말해 코리아나는 조직위나 여타 기관서 단 돈 일원 한 푼도 안받았다는 것을 여기서 명백히 하고자 한다.

 물질적 보조를 떠나서 국내 언론들에게도 서운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성화가 제주도에 도착했을때 공식가요인 ‘손에 손잡고’가 안나오고 ‘아침의 나라’(金연자가 부름)가 나왔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당시 세계 외신기자들이 대부분 취재 경쟁을 벌인만큼 당연히 공식가요가 나와야 했음에도 엉뚱한 노래가 나왔던 것이다. 그래서 세계 각국에서는 큰 혼선을 빚었던 것이다. 폴리그램 인터내셔널사에서는 이 때문에 엄청난 홍보비를 쏟아 부어야 했다.

 또한 국내 방송사인 M방송에서는 서울올림픽 개막 보름전까지 ‘손에 손잡고’가 한번도 방영되지 않았다. 회사에 어떤 방침이 서있었는지는 몰라도 올림픽 공식가요를 홍보해야할 의무(?)가 있는 방송이 코리아나의 ‘코’자도 방영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것만이 아니다. 이 M방송에서는 당시 세계가요제를 열였는데 게스트로 세계 2류급 가수들은 무더기로 초청했으면서 코리아나는 초청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 멤버들은 이 때문에 부지불식간에 국내 언론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갔다.

 한편 서울올림픽 폐막식때도 뜻있는 사람들은 코리아나가 마무리를 해야한다고 강력 주장했었다. 또한 우리들도 모양을 제대로 갖추려면 코리아나가 ‘손에 손잡고’를 불러 분위기를 맞춰야한다고 누차 건의했으나 거절당했다.

 그런 연후 폐막식이 끝나고 국민들의 항의기 빗발치자 조직위에서는 발뺌을 했다. 조직위에서 폐막식에 출연 요청을 했으나 코리아나가 반대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국내의 비난여론은 우리들에게로 집중되었다.

그러나 당시 우리들은 뭐라고 공식적으로 변명하지 않았다. 대외적으로 생각할때 서울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에 흠을 가게 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참으로 허무맹랑하고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었다.

 특히 작곡자 조지오 모로더와 서울올림픽조직위 문화예술분과 전문위원들 간에 ‘손에 손잡고’를 놓고 벌어진 해프닝은 일일이 기억하기 싶지도 않다.

 우리들은 전문위원들이 대중음악에 대해 그렇게 문외한일줄은 몰랐었다.

 <정리=서울 金淳煥기자>  옮긴이 김재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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