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서점] 사람들 사이를 토닥토닥 두드리는 남부시장 청년몰 서점
[동네서점] 사람들 사이를 토닥토닥 두드리는 남부시장 청년몰 서점
  • 이휘빈 기자
  • 승인 2019.07.22 17: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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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부시장 청년몰에서도 전주천을 마주할 수 있는 자리에 있는 ‘책방 토닥토닥’의 문은 힘주어 당겨야 열린다. 문을 열고 마주한 것은 빽빽한 책장이었다. 문주현(38)·김선경(37·여) 대표는 타인에게 자신의 배우자를 ‘짝궁’이라고 불렀다. 기존의 성역할이 묻어있는 호칭보다 서로를 존중하고 편안한 마음에서 부른다며 둘은 웃었다.

 지난 2017년 4월 26일에 문을 연 게 어제일 같은데 벌써 2년이 흘렀다며 문주현 대표는 입을 열었다.

 “처음에는 책장에 책이 약 30권 있어서 손님들이 출판물 갤러리냐고 몇 번이고 질문하던 적도 있었죠”

 그마저도 처음에는 손님들의 방문도 적었다. 하지만 두 대표는 꼿꼿하게 서점을 ‘사람이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서점을 운영하면서 김 대표는 심리상담 전공을 살려 애니어그램·타로카드를 통한 상담활동을 진행했다. 또 두 대표가 기획해 인문 강연·낭독회·독서모임 등 행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사람들과 두루 친해지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소개받았다. 자연스레 손님이 늘고, 수요도 늘어 점차 책을 채우게 되었다. 하지만 문 대표는은 아직도 책이 부족하다며 더 많은 책을 채우고 싶다고 밝혔다.

 토닥토닥의 책장은 기존의 서점 섹션 분류와는 낯설면서도 재미있다. 두 대표가 의논해 계절 혹은 달마다 특별한 주제를 정해 책을 진열한다. 동물보호·페미니즘 등 사회적 이슈, 한 해 속 사계절 테마, 책방지기가 좋아하는 책 등이 기준이다. 두 대표의 취향과 감성, 그리고 관심사는 이곳을 찾는 손님들을 오랫동안 머물게 한다. 손님들의 마음을 열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문 대표는 올해 초 한 남성 손님이 오랫동안 머무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책방 문을 닫기 전에 한 20대 후반 남성분께서 오랫동안 보시다가 시집을 고르셨어요. 그리고는 저에게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아직 이런 공간이 남아 있다고, 그래서 고맙다구요. 또 익산에서 오신 손님께서도 아직 책방이 있어줘서 고맙다고 했습니다. 밥 안먹어도 배부르다는 말이 그날 내내 느껴졌습니다”

 일상이 풍족하지 않더라도 사람의 마음을 통해 고맙고 감사할 수 있는 일이 책방을 운영하면서 많이 느꼈다는 문 대표의 표정은 행복해보였다.

 책방 토닥토닥이 나아갈 길에 묻자 문 대표는 “전북권에서 페미니즘·LGBT등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우리 사회가 같이 누군가에 곁이 되어주는 일에 대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시민들에게 즐겁고 유익한 문화기획과 다양한 도서를 꾸준히 소개할 것이라고도 했다.

 “어딘가 외롭고 비어있는 느낌을 받는 사람들을 토닥토닥 위로해주고 같이 연결할 때 우리 사회가 더 나아진다고 생각합니다”

 책으로 가득한 공간 토닥토닥은 처음에 왔을 때 보다 훨씬 넓어져 있었다.

 이휘빈 기자
 

 <책방 토닥토닥 :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풍남물 1길 19-3 남부시장 2층 청년몰 / 운영시간 11:00~20:00 월요일 휴무. 페이스북 : www.facebook.com/todaktodakbookstore>  

 책방지기가 추천하는 책

 <요리활동-박영길 레시피 / 출판사 포도밭 / 작가 박영길>  “실제로 이분이 요리하신 요리를 맛본 순간 ‘아, 이건 정말 대박이다’라고 느꼈습니다. 박영길 씨는 지역활동가로 일하시면서 이웃들과 함께하고자 공생의 요리를 하시는 분이십니다. 요리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속 작가님과 작가님의 어머님의 대화에서 발견하는 생활의 지혜와 에세이들도 꽉꽉 차 있는, 한상 가득한 백반 같은 책입니다. 요리를 통해 기억하는 추억과 감성, 그리고 맛있는 레시피까지 꼭 맛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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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기 2019-07-23 22:32:59
지역신문에서 꼭 다뤄져야할
근래 보기드문 좋은 기획과 좋은 기사입니다.
언론이 희망을 주세요. 다음이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