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을 견인할 그린인프라(Green infra)
새만금을 견인할 그린인프라(Green infra)
  • 안득수
  • 승인 2019.07.2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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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사회적 필요성에 의해 새롭게 건설되는 도시를 계획도시라 하고, 교통요충지나 강변 등에 자연적으로 발생한 도시를 자연발생도시라 한다. 이러한 도시의 발전은 입지적 장소와 시대적 요구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같은 요인으로 발생한 도시일지라도 성장 과정에서 속도와 기능에 변화를 일으키게 되는데 계획도시에 해당하는 새만금의 추진도 그동안 사회적 변동에 의해 크게 좌우되어 왔다.

1991년도에 수립된 새만금사업 초기 구상안도 다섯 번의 손질을 거쳐 2014년에 이르러서야 새만금 기본계획으로 완성되었다. 다행히 현 정부 들어 새만금사업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면서 도시용지가 입지하는 국제협력용지의 일부지역(6.6㎢)이 공공주도 선도사업으로 추진되어 2024년에는 부지조성이 완료되고, 2025년부터 공동주택 등이 건설되는 등 도시 조성이 가속화 될 예정이다.

새만금 도시 조성의 첫 단계는 인프라 구축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프라스트럭처(infrastructure)를 줄여서 인프라로 사용하고 있는데 도시 인프라는 크게 도로, 철도, 항만 등의 그레이인프라(Gray infra), 공원, 녹지, 습지, 하천 등의 그린인프라(Green infra), 그리고 병원, 학교 등의 사회인프라(Social infra)로 구성된다. 대부분의 계획도시는 그레이인프라가 선도적으로 구축되고 그린인프라와 사회인프라가 뒤따르는 형상이다.

그러나 해안 매립지의 특수성을 안고 있는 새만금은 거센 해풍, 토양의 염분과다 등에 의해 도시 조성 후 오랜 기간이 지나도 양호한 녹지환경을 확보하기가 어려워 여타의 계획도시보다 초기의 정주환경이 불량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그레이인프라에 앞서 환경복지의 필수기반시설인 그린인프라를 구축하여 쾌적한 환경의 제공과 함께 거주민들의 정신 및 육체의 건강향상에 기여해야 한다.

그린인프라는 자연생태계의 가치와 기능을 보전하고 인류에게 이익을 제공하는 국가의 자연적 생명지원 시스템으로서 도시를 만드는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필수 요소이다. 미국은 이미 1999년 대통령 자문기구인 ‘지속 가능한 개발위원회’에서 그린인프라를 지속 가능한 지역개발의 5대 전략 중 하나로 채택하여 그린인프라 계획을 수립하여 왔다. 특히, 네덜란드의 임해매립지인 알메르 지역은 도시계획 수립 후 도로조성보다 우선적으로 녹지조성을 시작하여 ‘녹지와 호수 속의 도시’라는 개발 컨셉을 실천해 나갔으며, 이를 위해 초기에는 국가에서 주도적으로 녹지계획과 녹지조성을 진행하였다.

새만금지역에 양호한 그린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환경적이며 경제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매립토와 주변 환경의 특성을 파악하여 시행착오를 최소화해야 하며, 그린인프라 계획에서 제시한 식재지역의 위치와 규모를 바탕으로 수목에 양호한 식재기반을 확보하는 효율적인 매립공사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임해매립지는 일반지역보다 식재 하자율이 15~20% 높아 이식 수목의 활착률이 낮고, 유목이 성목보다 생장량이 높다. 따라서 새만금에 성공적인 녹지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린인프라 계획을 수립하고, 유목을 조기에 식재하는 방법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도시를 이루는 환경·사회·경제 3가지 영역은 상호 연결되어 있어 환경에 대한 적절한 관리나 보호 없이는 지속 가능한 사회·경제를 달성할 수 없다. 새만금의 그린인프라 계획수립과 조기구축은 도시편익을 넘어 내부개발을 위한 투자를 촉진할 것이며, 더 나아가 새만금이 시대적 기능을 담는 지속 가능한 도시가 될 수 있도록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안득수<전북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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