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향 장기수 임방규씨 순창서 ‘한국전쟁 상흔과 순창’ 특강
비전향 장기수 임방규씨 순창서 ‘한국전쟁 상흔과 순창’ 특강
  • 순창=우기홍 기자
  • 승인 2019.07.1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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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문산과 여분산 등에서 실제 빨치산으로 활동했던 비전향 장기수 임방규(88)씨가 ‘한국전쟁 상흔과 순창’이란 주제로 최근 특강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임씨의 특강은 순창군립도서관이 2019년도 인문독서아카데미 프로그램인 ‘동서양 전쟁사’제10번째 강의의 강사로 초청해 이뤄졌다. 이날 강의를 통해 그는 전남 담양 가마골과 회문산을 근거로 활동하면서 쌍치 돌고개 및 여분산 전투에 대한 당시의 실상을 자세하게 들려줬다.

 또 당시 해방구였던 이곳에서 주민들과 얽힌 에피소드와 전쟁 속에서도 농민들의 숭고한 삶의 실천을 잊을 수 없다고도 했다. 이 자리에서 임씨는 “이제는 순창사람들이 나서서 점점 묻혀 가는 돌고개, 여분산, 신광사재 전토에 대한 불굴이 이뤄져야 하며 당시 목격했던 증인을 찾아 기록으로 남기는 일에 나서야 한다”면서 “한국전쟁의 상흔을 지역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요청하고 나섰다.

 이어 “가마골과 회문산을 잇는 가칭 ‘평화의 길’을 조성해 전쟁의 무모함을 알게 하고 민족 화합과 소통이 위대한 대한민국을 이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일제 강점기 때 학교에서 배웠던 일제의 식민지 교육에 대한 사례를 언급하면서 “우리 민족의 우수성과 정기를 원천적으로 말살하려는 음모를 뒤늦게 알았다”라며 “역사를 망각한 민족을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두 시간 동안 이어진 양씨의 강의 후 1시간 넘게 질의응답도 이어졌다. 특히 이날 강의를 듣고자 서울과 광주, 임실, 담양, 곡성 등의 주민들도 함께해 강의실 자리가 부족하기도 했다.

 한편, 강의에 참석한 통일동아리 지도교사를 맡은 동계고등학교 양경자 교사는 “제주에서는 4.3 사건을 도교육청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면서 “우리 순창도 한국전쟁 당시 순창에서 벌어졌던 사건을 우리 지역민 모두가 공동과제로 인식하고 이 지역 교사들이 먼저 나서줄 것”을 강조했다.

 순창=우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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