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한과 일본인의 눈물
혐한과 일본인의 눈물
  • 이기전
  • 승인 2019.07.1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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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여행을 나름 많이 한 편이지만 다행히도 혐한 체험을 당해보진 않았다. 국제교류미술전시회를 주목적으로 한 여행이기에 오히려 한국예술가들에게 정중한 예를 갖추었으니 말이다.

 최근 지인들의 일본 여행시 혐한 체험을 받은 여러 사연을 듣다 보니 그들의 겉과 속이 대체 무엇이 진심인지 알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유명한 모 카페에서의 자리가 있는데도 밖에 줄을 세워 놓는 다거나 메뉴판에 있는 것을 주문했는데도 없다고 하거나 일부러 화장실 옆에 자리를 주는 등 일본인들로부터 묘한 푸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과거사를 잘못 배웠거나 극히 일부일 것이다” 라는 말로 우리 한국관광객들을 위로해 주고 싶다.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로 한일 갈등은 최고조로 달한 것 같다. 우리의 대응전략이나 일본의 말 바꾸기로의 공격은 결국 우리 한국이 WTO이사회에서 논의되는 외교전에 불을 붙였다.

 이즈음에 제주도의 한경면에 조용히 역사 앞에 참회하며 일본인들을 눈물짓게 하는 뮤지엄이 있는데 바로 “평화박물관”이다. 이영근 관장은 부친이 1921년생으로 21세에 일본군의 강제로 끌려가 노역을 했던 과정을 어릴 적부터 들어왔던지라 이 관장은 운수업을 하면서 일제만행을 알릴 방법을 궁리한 끝에 현재의 평화박물관이 있는 가마오름 지역에 둥지를 틀었다. 가마오름은 일본군 지휘부의 동굴진지로 땅굴의 길이는 2Km나 되지만 경제 여건상 그중 340m 정도를 매입하고 2004년 1차 준공 개관하였고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공사 초기에는 가족들과 주변에서는 극구만류 했음에도 이 관장은 죽을 각오로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여 340m의 갱도를 복원하는 데 성공하였다. 노역했던 장소가 바로 가마오름 지역이고 당시 강제동원 되었던 생존자가 있어 확실한 증언으로 흔적을 생생하게 재현할 수 있었다.

 이러한 노력으로 평화박물관은 일본인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잘못된 침략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전쟁의 상징기업 “마쓰시로 다이혼에이”의 보존추진 모임과 조선인 노동자 6천~7천명을 주제로 한 전시, 평화 음악회 개최에 협력하였고 일본의 중·고교 수학여행단을 비롯한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이곳을 찾은 일본 관광객들은 한국 사람들이 왜 일본을 미워하는지 이곳에서 체험하고 알았다고 한다. 어느 일본 물류회사의 회장도 일본군의 지하요새를 둘러보고 “일제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이런 아픈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을 한 것이나 이 관장의 아버지가 이 갱도에서 노역에 시달려 죽을 고생을 했다는 말을 들은 일본의 한 노인은 ”미안합니다“를 연신 반복하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역사적 사실을 조용히 보여주고 스스로 느끼게 하는 소프트 파워의 진정한 위력이 아닌가 싶다.

  평생을 운수업으로 모은 돈을 쏟아 부어 만든 박물관이지만 아직도 적지 않은 빚이 있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서 우리나라에는 여러 유형의 뮤지엄들이 설립되고 운영이 중단되기도 하지만 국가나 지자체가 전혀 도와주지 않는 평화박물관을 보며 느끼는 것은 한 개인이 처참했던 과거 역사의 진실을 증명하고 이끌어가기에는 너무도 가혹할 정도로 힘들겠다는 행각을 해본다.

 비교되지도 않으나 필자도 뮤지엄에 전념하다 보니 그 마음을 헤아려 보며 용기를 내어본다.

 독자 여러분! 혐한을 당할 때의 팁 하나!

 일본에서 찝찔한 상황이 닥치거든 열 받지 말고 당당하게 한국말이든 일본말이든 영어든 당당하게 소리 질러 버리면 대부분 꼬리 내리고 맙니다.

 대한민국 화이팅!

 이기전<전주현대미술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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