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만들어도 제대로 만들자
하나를 만들어도 제대로 만들자
  • 옥치용
  • 승인 2019.07.17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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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부상이 정읍시 랜드마크가 되어야 하는 당위성

지난 5월 29일 ‘정읍신문’에서 하나를 만들어도 명품을 만들자는 기사를 봤다.

그 내용은 “정읍의 역사적 사실에 기인하고 정읍만의 특성이 있는 것으로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정읍사 망부여인을 크게 만들어 정읍시내와 내장산을 조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그곳을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로 올라 상시적인 공연도 보고 정읍에서만 보고 즐길 거리를 꼭 만들어서 스토리텔링을 해야 한다.

그래야, 정읍시가 관광 유동인구를 늘려서 상주인구 증가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취지다.

또 하나는 ‘서지말이야기’ 제36호 칼럼에서 글 쓴 이는 “문화의 가치가 높이 평가되는 지방화· 세계화 시대에 지역의 문화를 결집하고 재생산하여 세계에 경쟁력 있는 문화상품을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이 시대정신이다”고 말했다.

문화시설은 그 지역의 독특한 인문 및 자연환경과 뿌리 깊은 정신문화의 저력이 있어야 경쟁해서 이길 수 있다.

가장 토속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새로운 시설과 웅장한 현대 건물을 보러 그리스와 로마를 가는가? 수 천년 전 그 지역들의 문화와 문명이 어떤 정신적 가치를 갖고 있고, 그것이 오늘날 현대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으며, 계승할 가치는 무엇인가의 진중한 속살을 들여다보기 위해 갈 것이다.

발전하는 지역을 보고 배우되 지역발전의 성공 요인과 동력을 안에서 찾아야지 밖에서 찾아선 이길 수 없다. 크고 화려한 시설로 승부하겠다면 더 크고 더 화려한 시설이 타지역에 들어서는 순간 기존 시설은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 진다.

즉 실패할 우려가 크다.

서울에 123층 롯데 타워가 들어서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빌딩으로 통했던 여의도 63빌딩은 머리에서 사라졌다. 문화와 유행은 분명히 다른 것이다.

유행을 쫓은 시설은 새로운 트렌드에 쉽게 사라져 버린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그래야, 운영의 어려움이 없어 순조롭게 정착되고 효과가 배가 되는 것이다. 서둘러서는 안 된다.

세상사가 성과에 조급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랜드마크란 그 지역을 대표하거나 다른 지역과 구별된 상징표지(象徵標識)로 동상이나 건축물 등을 뜻한다.

그래서 지역 상징물은 그 지역의 역사와 전통문화에서 정체성을 찾아 그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지역을 대표하는 것이다.

서울의 랜드마크는 조선 600년 역사를 간직한 전설의 동물 광화문 앞 해태상이다.

경주의 랜드만크는 백제의 아비지가 건축했다는 황룡사 9층 목탑과 에밀레종이고, 제주의 상징물은 돌하르방이다.

살펴보면 그곳만이 가진 문화와 역사성의 특성과 정체성을 띠고 있다.

그러면 정읍의 랜드마크는 무엇이 돼야 할까? 정읍의 유구한 역사 속에서 만들어진 함축된 문화와 정읍 사람들이 지켜온 숨결이 느껴지는 것이어야 한다.

또한 누구나 기억하기에 좋고 친근해야 한다. 그래서 다른 지역에서는 모방하거나 흉내 낼 수 없는 정읍만이 가지고 있는 인문 및 문화의 특성 속에서 찾아야 경쟁력이 있다.

거기에 정읍 랜드마크의 당위성(當爲性)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정읍시의 랜드마크와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전국화 및 세계화를 외치는 동학농민혁명의 랜드마크가 같을 수 있겠는가? 정읍의 랜드마크와 국가가 추진하는 동학 선양의 랜드마크는 분명 격이 다르고 별개로 추진돼야 한다.

1,300년 역사를 안고 살아온 정읍사 여인인 망부상이 정읍의 랜드마크로 추진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문가의 자문과 지역문화를 잘 아는 문화인들의 견해를 경청하여 선정위원을 구성하고 용역을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정읍생활문화동호회를 활성화하여 상시적인 공연도 보고 달빛축제와 같은 즐길 거리를 꼭 만들어서 소원도 이루고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해야 한다.

그래야 정읍시가 관광 인구뿐 아니라 상주인구의 증가로 부가가치를 이루어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꾀할 수 있다.

이 상징물로 각종 문서, 인증, 뺏지, 명함, 자가용이나 대중교통 수단 등에도 문양을 넣어 정읍 홍보로 활용해야 한다.

그래서 정읍의 랜드마크가 정읍의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높여 지역발전의 동인이 되게 해야 한다. 행정행위는 과거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 먼 미래를 보는 혜안을 갖고 충분한 논의와 토론 절차가 이뤄져야 공감을 얻는다.

하나를 만들어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필수조건이다.

<옥치용 전 정읍중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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