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원룸 공동출입문 비밀번호 ‘있으나 마나’
허술한 원룸 공동출입문 비밀번호 ‘있으나 마나’
  • 김선찬 기자
  • 승인 2019.07.15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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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덕진동의 한 원룸 건물 공동현관 앞에 비밀번호로 추정되는 숫자(붉은 원)가 적혀 있다.    최광복 기자
전주시 덕진동의 한 원룸 건물 공동현관 앞에 비밀번호로 추정되는 숫자(붉은 원)가 적혀 있다. 최광복 기자

 “누구든지 건물 내부로 들어올 수 있다는 사실에 항상 뒤를 살피게 됩니다”

 최근 빌라나 다세대 주택, 원룸 등의 1층 공동 출입문 비밀번호가 무방비로 노출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원룸 등의 세입자들만 알고 있어야 할 비밀번호가 공동 출입문 주변에 버젓이 적혀있거나 특정 번호만 누른 흔적이 확연하게 남아 있어 보안 장치로서 제기능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특히 오래된 원룸이나 다세대빌라 같은 경우 상주하는 관리인도 없어 출입 통제가 이뤄지지 않는 곳도 많은 실정이다.

 이처럼 공동 출입문 비밀번호가 적혀있는 것은 주로 택배기사들이나 배달원 등의 편의를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안전 보다 편리함을 택한 나머지 범죄 위험에 대한 1차 방어선을 무너뜨린 것이라는 지적을 낳고 있다.

 전주에 한 대학 원룸촌에서는 공동 출입문 옆에 비밀번호가 적혀있는 원룸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원룸촌에 살고 있는 대학생 배모(25)씨는 “현관에 비밀번호가 있더라도 아무나 드나들 수 있으면 무슨 소용이냐”며 “아무리 집 안에 있더라도 언제라도 사고가 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또 다른 대학생 김모(22·여) 씨는 “집에 혼자 있을 때 갑자기 밖에서 누군가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를 들었다”면서 “집 안에 있더라도 전혀 보호 받지 못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군산경찰서는 지난 5월 공동 출입문에 적힌 비밀번호를 이용, 원룸에 침입해 400만원 상당의 자전거룰 훔친 A(24)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바 있다.

 전주대학교 경찰행정학과 박종승 교수는 “원룸 공동 출입문을 번호 형식이 아닌 카드키 방식으로 전환하는 등의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선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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