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첫 결실
전북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첫 결실
  • 이상직
  • 승인 2019.07.14 1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한 구직사이트의 구직자 8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벤처기업 입사 의향’에 의하면 10명 중 7명(70.9%)이 입사 의향을 밝혔다. 특히 절반이 넘는 구직자들(57.2%)은 스타트업 창업 열풍이나 유니콘기업을 보면서 벤처기업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꿨다고 답했다. 2000년대 벤처신화 붕괴 후 이공계 기피, 재벌 대기업 지원 편중, 40만명 ‘공시족’ 등장에 따른 중소벤처기업의 인력난 속에서 청년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1997년 DJ정부는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혁신적인 벤처 정책으로 IMF를 극복하며 인터파크, 키움증권, 엔시소프트, 안랩, 네이버 등 벤처기업을 육성하였다. 당시 벤처투자가 2조원을 넘었고 벤처기업수도 1만개를 돌파했다. 문재인 정부도 제2벤처 붐 확산 정책을 추진하여 작년 신규 벤처투자는 3조 4,249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4차 산업혁명분야의 투자액은 1조 3,460억원으로 전년 대비 71.1% 증가했다.

  정부에서 발표한 ‘2018년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 3만 5천여 벤처기업의 총매출액은 225조 2천억 원으로 삼성그룹에 이어 재계매출순위 2위에 해당하고, 직원 수는 76만 2천명으로 5대 그룹 직원 수 75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6월에는 화장품업체 ‘지피클럽’이 9번째 유니콘기업으로 등재되어 우리나라는 세계 유니콘기업 순위 5위에 올라섰다. 이러한 성과가 더 큰 붐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민생 현장을 잘 아는 집행기관의 정책을 반영하는 분수정책이 필요하다.

  정부의 ‘제2의 벤처붐 확산 전략’의 주요과제인 신산업·고기술 스타트업 발굴의 핵심정책으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청년창업사관학교가 있다. 만 39세 이하 청년 창업자를 선발해 창업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중진공 대표사업이다. 제품제작 관련 장비 인프라는 물론 전담코치의 멘토링과 창업기업에 필요한 다양한 교육을 제공한다. 총 사업비 70% 이내로 최대 1억원의 보조금과 사무공간도 지원한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2011년 안산에서 처음 개교해 광주·경산·창원·천안 5개 지역으로 운영한 것이 ‘시즌1’이었다면, 작년 전북 전주?제주 등 전국 17개 지역으로 확대하며 입교정원도 500명에서 1천명으로 증원하고 민간운영기관의 전문성을 결합하여 운영의 혁신을 이룬 것이 ‘시즌2’이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졸업기업 총동문회가 결성되어 졸업 후에도 서로 협업을 할 수 있는 네트워크도 마련되었다.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졸업한 핀테크 유니콘기업 ‘토스’에 이은 넥스트(Next) 유니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올 하반기부터는 3천여명의 졸업기업들과 졸업예정 청년 기업가들을 세계적인 혁신도시에 있는 스타트업센터에 입주시키는 글로벌창업사관학교, 즉 포스트(post) 청년창업사관학교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6월 19일 전주에서 제8기 청년창업사관학교 호남권 졸업식이 있었다. 전북 청년창업사관학교 졸업기업인 로수아핸드메이드㈜는 입교 후 한해에 4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고 성공사례를 발표하였다. 성공의 직접적인 요인은 교육용 드론 제작 기술을 활용하여 2년여 동안 국산화를 시도하였으나 성과가 없었는데, 입교 2개월 만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국립전파연구원,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금형전문회사 등 중진공과 협업하고 있는 플랫폼을 활용해 해결한 것이라고 하였다. 이렇듯 미래 유니콘기업을 꿈꾸는 호남권 예비창업자 72명이 창업 출정의 첫발을 내딛으면서 시즌2의 결실을 맺기 시작하였다. 전국 17개 청년창업사관학교를 통해 지역별 특화된 유니콘기업을 한 개씩 배출할 때까지 청년창업사관학교의 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다.

 이상직<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