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규 재즈팝로이 “행복은 내면의 리듬에 귀기울이고, 자신의 꿈을 깨닫는데 있습니다”
박문규 재즈팝로이 “행복은 내면의 리듬에 귀기울이고, 자신의 꿈을 깨닫는데 있습니다”
  • 이휘빈 기자
  • 승인 2019.07.1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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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다르지만 괜찮아]<1>
재즈펍로이를 운영하는 박문규(42)씨는 앞으로도 많은 재즈 공연 및 뮤지션으로도 활동할 계획이다 / 사진 재즈펍 로이 제공

 ‘색다르지만 괜찮아’는 전북도에서 꾸준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색다른 꿈을 향해 꾸준히 걸어가는 이들의 발자취들이 모여 다양성과 가능성이 전라북도에 있음을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따뜻한 빛을 뿜는 조명들 사이로 엇박의 피아노 연주음이 느린 춤을 추었다. 출입구 앞에 공연 포스터를 붙이던 박문규(42)씨는 어느덧 649회 공연이 가까워졌다며 미소지었다. 전주에서 주말마다 재즈 라이브 무대를 여는 재즈 펍 로이의 운영자이자 심리치료사, 재즈 가수 등 다양한 끼를 지닌 박씨와의 대화는 스윙재즈처럼 흥겹게 이어졌다.

 박씨는 전북대학교에서 심리학 전공해 2006년부터 심리치료사로 5년 동안 일했다. 사람을 만나고 상담하는 것을 좋아하던 그였지만 정말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대한 의문이 그의 머릿속을 사로잡았다. 그러다 전주 출신 재즈 아티스트 김영주씨 등 다른 아티스트들을 만나며 공연하면서 그는 자신의 꿈을 찾았다. 박씨는 2010년에 카페를, 2012년에 심리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재즈를 공부했다고 말했다.

 “영화 ‘라라랜드’의 대사처럼 재즈는 대화하기 위한 격렬한 소통입니다. 재즈를 공부하면서 저는 여전히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두 사업체를 운영하면서도 재즈공연과 공연을 기획하고 참여한 박씨는 2017년 2월에 재즈 펍 로이를 세웠다. 그는 2년 동안 많은 시민들이 꾸준히 재즈를 즐기러 오는 것에 기뻤다며 눈을 빛냈다.

 “대학생들부터 직장인들까지 주말에 시간을 내어 재즈를 즐긴다는 것이 기쁜 일이죠. 자주 접하면서 ‘아, 재즈는 어렵거나 지루한 장르가 아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겁니다”

 박씨는 재즈 연주에서 박수 에티켓을 알려주는 모습이 인상깊었다던 기자의 말에 쑥스러움을 보였다. 재즈 연주는 멜로디 이후 각 악기의 솔로파트가 끝날 때마다 환호와 박수를 보내는 에티켓이 있다.

 “이 에티켓은 재즈를 주기적으로 접하면 알게 됩니다. 지금은 제가 박수를 치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재즈를 즐기면서 박수를 칩니다.”

 이어 박씨는 전북권에 뮤지션 팀들도 늘어서 지역의 아티스트들과 함께 재즈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고 했다. 게다가 이런 재즈 뮤지션의 제자들이 음대에 진학해 로이에서 무대를 가진다고도 했다.

 그렇다면 그가 매료된 재즈의 특징은 무엇일까, 박씨는 재즈의 매력을 즉흥성이라고 했다.

 “같은 곡이더라도 연주자와 관객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그야말로 같지만 언제나 다르다고 할까요. 수많은 뮤지션들이 들려주는 음악 모두 일기일회(一期一會)인 셈이죠.”

 앞으로 박씨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궁금증이 일었다. 박씨는 내년 가을 조그마한 재즈 페스티벌을 자체적으로 준비중이며 2년 후에 재즈 뮤지션으로 정식 데뷔해 앨범을 내고 싶다고 했다.

 “10년 전 제가 좋아하는 것을 생각하자 ‘뮤지션의 길’이라고 마음먹었습니다. 이제 2년 남았지만 지속적으로 공연도 더 가지고, 제 앨범도 내고 싶습니다”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이며 꿈을 향해 멈추지 않는 그의 모습에서 재즈의 대가(大家)들의 실루엣이 겹쳐보였다.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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